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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연구원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고등학교 때 배웠던 엔트로피라는 단어를 주제로 한 책이다.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우주는 죽는다. 이건 일정 수준 이상의 물리,천문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우린 우주의 임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우주까지 확장하는 것은 차치하고서 지구만 보더라도 우리의 생활과 산업 발전은 지구 수명을 늘이거나 줄일 수 있다.
에너지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류문명의 발전이라는 그럴싸한 구호는 항상 퇴보를 의미한단다. 나무를 쓰다가 석탄을 쓰게 된 것은 더 어렵고 부작용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됨을 의미하고 석유나 천연가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떤 에너지원이든지 간에 뽑아내면서 점점 더 먼 곳에 있는 에너지를 추출하고 바다 저 멀리 수출해야 하므로 효율적인 에너지원의 발전이라기 보단 점점 더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의 단계로 나아갔다는 의견은 고개를 끄덕일만한 점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불편했던 생활이나 방법을 개선시키는 그 어떠한 모든 움직임도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하나의 몸짓에 불과하다. 지식을 널리 보급시키기 위해 탄생한 책과 잉크, 활자 등은 목자재, 금속자재를 기하급수적으로 소비시켰고 수십 수백만배로 빠르게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는 거의 지구촌 사람 한명당 하나 비율의 소비를 불러와 급격한 자원손실과 환경파괴를 유발했다.
안타깝게도 풍력, 조력, 태양열 발전 등의 무공해 대체 에너지 또한 수명을 단축시킨다.
물론 기간 시설이 모두 갖춰진후부터는 환경에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기존의 화석연료 산업시설을 친환경적 인프라로 변환시키는 데에 엄청난 비용과 손실이 발생한다.
이런류의 서적에선 보통 결론이나 해결책으로 어떠한 친환경 개발도 근원적으론 유해하기 때문에 어떤 시점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이 책에서도 그렇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게임이론만 생각해보더라도 그 주장은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안타깝지만 필자의 생각은 인류는 이미 네발 자전거의 보조 바퀴를 떼어버리고 저 멀리엔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면서도 당장에 펼쳐진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를 끝없이 속도높여 질주하는 자전거와도 같다. 언젠가는 , 그리고 점점 더 빨리 낭떠러지를 만나든, 가시밭길을 만나든, 깊은 대양을 만나든 큰 위기에 직면할 두 발 자전거이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속도에서 대책없이 멈춘다면 심각한 부상을 당할 것이고 자전거 또한 못쓸 정도로 망가질 것이다. 이를 어찌 해야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