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마광수 지음 / 해냄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국내의 명문대 국문과 교수 마광수 씨. 단순히 그의 이름만을 들은 사람들은 변태, 철면피, 정신나간 사람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있다. 하지만 비판으로 일관하는 사람들 중 그의 저서를 한 권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드물었다. 그의 에세이나 수필집을 읽어보면 일면 공감가는 내용도 있기는 하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사람은 뒤로는 할 것 안할 것 다 하면서, 또 하고 싶은 욕구는 있으면서 그것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은 속되고 더럽다 칭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다. 긴 손톱을 좋아하는 소수자 취향이라든지 무조건 홀수의 성교만이 황홀하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문제이므로 그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다. 또한 스웨덴 등의 북유럽의 예와 '하던 지랄도 멍석 깔아두면 안 한다'는 속담도 거론하며 급진 성 자율화를 외치는데 이런 것은 시대나 정서에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일단 저런 성 자율화를 주장하기엔 북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20대 초반을 위한 경제,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으며 미혼모를 보는 시각 또한 그들과 같지 않고 속담을 맹목적으로 믿었다가 속담과는 달리 진행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비판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헛점과 급진성을 주장한다고 무조건 미친 사람 취급만 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못하다. 마광수의 주장처럼 성 자율화를 원하는 사람은 비록 그처럼 대놓고 표현을 하진 못하지만 적어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많을 것이다. 지금은 정신나간 사람 취급을 당하지만 소설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경우처럼 단지 시대를 앞서간 불행한 사상가일수도 있다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또한 마광수의 주장을 살펴봄으로써 현재의 제도나 사회에 대해서도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 그리고 행여 훗날이라도 그가 옳다고 판단되지 않더라도 지금 그런 주장을 하고 그 주장에 대한 반론이 나오는 현상 자체가 건전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우리와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그들을 배척하려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