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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웹상의 성인 관련 사이트에서 주로 듣던 롤리타, 이것의 유래가 소설이었다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되었다. 일반적으로는 '소아 편벽증'이란 뜻을 나타내는 단어에 불과하지만 이 소설은 작가의 소싯적부터의 인간적인 고뇌와 방황이 담겨 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개인적인 삶, 그리고 어떤 작품과 사회와의 관계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면 재미있다.
사람이란 무릇 사회와의 작용과 반작용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존재이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어릴적부터 국가를 옮겨다니고 가족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자란 어떻게 보면 불우한 소년이다. 국가를 옮겨다닌다는 것은 언어와 문화를 넘나든다는 것을 말하며 어린시절 그런 일을 본의 아니게 겪는 다는 것은 문화와 언어의 경계를 오고 가며 생긴 어떤 상흔이나 흉凶이 가슴속에 뿌리깊게 박혀 있음을 암시한다.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문화충격과 언어의 장벽 앞에 어린 소년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내가 사랑했던 로, 롤라, 롤리타가 변해가며 '나의 님펫'이었던 그것을 이젠 흘려보내야 함은 선택이 아닌 강제이다. 강제력에 의해 그것과 분리되었다 한들 주인공의 마음 속에 그것은 영원한 목적지이자 궁극의 가치이다. 이것은 자신의 의지로서가 아닌 타의로서 조국과 모국어를 두고 타향의 문화와 언어를 받아들였을 어린 소년 시절의 고뇌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소설 롤리타는 처음 그 내용이 매우 쾌락추구적이고 반反인륜적이라고 하여 출판 당시엔 제재를 심하게 받았다가 훗날 재평가되어 현재는 어떤 일면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어떤 사상이나 생각은 비록 소수적일지라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롤리타를 읽고 나서 국내 명문대 국문과 교수 마광수 씨가 가장 생각났던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