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달래는 순서 창비시선 296
김경미 지음 / 창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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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사(野菜史) / 김경미


고구마, 가지 같은 야채들도 애초에는 
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 입에 달디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달지 않았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꽃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되고
검은 영정 앞 국화꽃 대신 감자 수북했겠다


사막도 애초에는 오아시스였다고 한다
아니 오아시스가 원래 사막이었다던가
그게 아니라 낙타가 원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원래 낙타였는데 팔다리가 워낙 맛있다 보니 
사람이 되었다는 학설도 있다


여하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 나왔든가


‪#‎시읽는_신학도‬


*시인은 진화론을 이렇게 읽는다. 진화론은 시인에게 이렇게 읽힌다, 가 맞을까. 시는 진화의 산물일까. 어쩌면, 진화가 시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내가 사는 세상은 진화만 된게 아니다. 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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