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와 맥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4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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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에스툼에 도리아 양식의 신전이 시원한 맥주 한 잔보다 더 아름다운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아름다움과 무관한 것들을 끌어댄다면 모를까. 아름다움은 막다른 골목이고, 한번 도달하면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산봉우리다. 그것이 우리가 티치아노보다 엘 그레코에, 라신의 완전한 대작보다 셰익스피어의 불완전한 업적에 도취하는 이유다. 아름다움에 대한 글들이 너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나도 조금 끼적여 보았다. 아름다움은 심미적 본능을 만족시킨다. 하지만 대체 누가 만족하기를 원하는가? 배부른 것이 진수성찬 못지않게 좋다는 말은 어리석은 자에게나 해당된다. 아름다움은 지루하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 P142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알다시피 그녀는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여자는 아니었어요. 애정만 끌어냈죠. 그런 여자를 두고 질투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숲속의 빈터에있는 맑고 깊은 샘물 같은 여자였어요. 뛰어들면 참으로 황홀한. 떠돌이, 집시, 사냥터 관리인이 나보다 먼저 뛰어들었다고해서 그 물이 덜 시원하거나 덜 깨끗할 리가 없잖습니까."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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