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 하 스티븐 킹 걸작선 9
스티븐 킹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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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중에 영화를 보고, 그 뒤에 마저 읽었다.
매우 촘촘했고, 실체화된 공포인 ‘그것’이 점점 자라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공감 갔다. 폭력, 압박, 병, 죄책감 등 각자에 걸맞게 형상화되는 ‘그것’이, 진정한 신뢰로 결속된 친구들이 함께 바라보게 될 때 비로소 마주보고 없애야 할 것으로 인식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것’은 진짜로 없애기 전에는 기억 속에서 멀어질지언정 실제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도.
성인이 된 데리 아이들의 무의식에서 ‘그것’이 꺼내어질 때가 모두의 공포가 극대화되는 지점이자 이 이야기가 진짜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필로그가 씁쓸하게 남았다. 하지만 그것이 없어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평화로워졌다거나 걱정이 모두 사라졌다거나, 그런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것이다. 마음이 드는 마무리였고,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호러 소설 이상이다.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도 우리를 들여다 본다는 니체의 말을 유독 와닿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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