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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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작가의 소설에는 어떤 분명함이 있다.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분석하기에 좋고 설명하기에 좋고 도표화하기에 좋아보인다고나 할까.
단점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흐리멍덩하게 잊혀지거나 시시하게 흘러가는 작품들에 비하면, 이 소설에는 단 하나의 구절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는, 잘 직조된 느낌이 있다. 감정은 드러나지 않고, 한 인물의 심정에 초점이 맞추어진 시점이되 그 인물에 이입되지 않도록 서술한다. 그래서 더욱 인물은 처절하고 이야기는 섬뜩해지는지도.
덧붙은 해설에도 나오듯이,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이인시는 마치 무진기행의 무진이 그러하듯 하나의 상징이 될 것만 같다. 조선업의 사양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과, 해체되어 팔려가 더 이상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골리앗 크레인이 있던 그곳.
최근에 그러한 도시에 대한 보도를 보아 더욱 빠져들어 본 작품이었다. (원체 굉장히 잘 읽힌다.) 스러져가는 것, 비뚤어진 것, 피치못할 작은 악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작가의 소설은 더욱 날카로워지는 듯하다. 불편하고 찜찜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일독을 권한다.

덧. 판형과 편집이 마음에 든다. 들고 다니기도 부담없고 가독성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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