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끊다’는 ”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듯하다“이고, ’애끓다‘는 “몹시 답답하거나 안타까워 속이 끓는 듯하다”이다.“ (126쪽)비슷해서 헷갈리는 말, 전혀 다른 의미인데도 자주 혼용되는 말, 비슷하지만 구별해야 하는 말 등 우리말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우리말 기본기 다지기”라는 제목에 충실한 책으로,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람뿐만 아니라 누구나 읽기에 적합해 보였다. 개중 눈에 띄는 말들이 있었다. 못다 한 사랑과 못 다한 사랑. 애끊다와 애끓다. 띄어쓰기나 받침 하나만으로 의미가 달라지는 말들. 처음 책을 펼쳤을 땐 무심코 지나쳤던 말들이다. 다시 책을 집어들기까지, ‘처음’과 ‘다시’ 사이에는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진 참사를 무력한 기분으로 바라봤던 일요일이 있었다. 애끓는 목소리와 애끊는 마음이 한데 뒤섞인 날이었다. 24년 12월 29일을 지나온 내게로 말들이 걸어왔다.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 비상 계엄령, 항공기 참사를 통과하고 마주한 새해에는 또 어떤 것들이 내게로, 또 우리에게로 걸어올지. 바라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