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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체조 닥터 이라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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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던가.

어떠한 고난과 역경을 만나도 굴하지 않는 굳은 마음만 있으면 헤쳐나갈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여기, 꺾이기는커녕 에라이 될 대로 되라며 능글맞게 드러누워 데굴데굴 구르기까지 하는 이가 있다. 바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이라부다.


즐겨 찾는 인터넷서점 메인에 닥터 이라부가 다시금 이름을 올렸다.

앗, 어딘가 낯익은 이름인데….

그렇다.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의 그 이라부다.


《공중그네》 열풍이 한바탕 몰아친 적 있다.

나오키상이라는 제법 있어 보이는 상을 받았다는데, 괴짜 의사의 듣도 보도 못한 기이한 진료가 우스꽝스러워서 책장이 폴폴 넘어갔다. 공부한다고 도서관에 갔다가 오쿠다 히데오 책들을 곁에 두고 열심히 읽었었지. 고등학생 때였다.


닥터 이라부가 코로나 시대를 거쳐서 다시 돌아왔다. 

무려 17년 만이라는데(내 나이... 무슨 일이야...) 인터넷서점에서 광고를 접한 뒤로 책 표지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아, 이건 무조건 읽어야 해!’


역시나 이번에도 책장이 폴폴 넘어갔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시청률에 집착하는 난폭한 PD, 마음속 화를 억누르다 호흡곤란으로 고생하는 회사원, 회사를 그만두고 주식 거래로 벼락부자가 되었지만 불안감에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하는 데이트레이더, 책임감과 성실함이 독이 되어 광장공포증을 앓는 피아니스트, 사회불안장애로 사람을 힘들어하는 대학생.


무겁든 가볍든 누구든 하나둘쯤은 품고 있을 마음속 그림자.

당사자에겐 꽤 심각한 마음의 병을 별것 아닌 헤프닝으로 만들어 버리는 게 이 괴짜 의사의 능력이다. 이라부의 말도 안 되는 진료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일 거다.


그렇게 힘들 거면 애써 움켜쥐고 있지 않아도 된다고, 내려놓으면 별것 아니라고. 

이라부는 예나 지금이나 진료실 소파에 기댄 채 배를 내밀고 웃고 있더랬다.



#라디오체조 #오쿠다히데오 #이영미옮김 #잘읽었습니다 #은행나무 #스쿠의책장 #북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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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우리가 사물에 대해 완전한 지식을 가질 수 없음을 증명하지 않는다. 반대가 진실이다. 양자역학은 우리가 진정 알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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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단순히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마음의 상태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며 본질을 드러내지 않는 실체를 마주하는 방법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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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문학자가 과학을 공부하지 않고 과학자들이 찾아낸 사실을 활용하지 않는 데서 인문학의 위기가 싹텄다고 본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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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요?"
"돈은 반드시 전신환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
외할머니는 오르골 같은 소리로 웃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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