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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몬스터, 진짜 수학을 보여 주다 - 수학이 무서워? ㅣ 말랑말랑 요즘지식 8
클라라 그리마 지음, 라켈 구 그림, 김유경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5월
평점 :
책을 꺼내자마자 아이는 표지를 한참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수학몬스터’라는 제목과 울퉁불퉁한 글자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몬스터 이야기 별로야. 무서운 거 싫어.”
수학이라는 말보다 ‘몬스터’라는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나 보다.
억지로 읽게 하고 싶진 않았지만, 수학을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함께 첫 장을 넘겼다.
다행히 처음의 거부감은 곧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근데 이건 진짜 수학이야? 문제도 없는데?”
문제 대신 이야기가 있고, 공식 대신 엉뚱한 질문이 나오는 책이라는 사실에 아이는 조금 놀란 듯했다.
수학자 클라라 그리마가 아이에게 직접 말을 건네듯 쓰여진 글에 아이는 귀를 기울였고, 몬스터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잘 몰랐던 수학의 얼굴’이라는 걸 조금씩 이해해 갔다.
문과생인 나에게도 어려운 이야기가 나왔다.
이런 이야기는 좀 더 수학을 접한 아이여야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초등 저학년에는 권하지 않는다.
컴퓨터는 0과 1만 사용해서 이 세상의 모든 계산을 다 한다.
컴퓨터로 0과 1만 사용하여 너에게 숫자 2를 말해 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니까 0과 1만 사용한다면, 1 다음에 오는 첫 번째 숫자는 뭘까? 10. 이것이 컴퓨터의 언어, 이진법이라고 부르지.
너희 인간들이 사용하는 숫자 언어는 십진법이다. 0과 1만 쓸 수 있다면 10 다음에 무슨 숫자가 와야할까? 즉, 이진법으로 3은 뭘까? 11. 그럼 4는? 12, 13, ..... 20..... ? 잘 모르겠어.
0과 1만 사용해서 11 다음에 쓸 수 있는 첫 번째 숫자는 바로 100이야. 그러니까 컴퓨터 언어로 4는 100이지.
그럼 5는 1000이야? 아니, 1000 이전에 100 다음으로 0과 1로 쓸 수 있는 숫자는 많은걸? 101.
작가도 어렵다는 걸 아는지 표로 자세하게 보여준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인 듯 하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했고, 그림과 표로 보충했다.
최근 '티쳐스'(TV프로그램)에서 미국식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가 나왔다. 반복적인 학습을 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경우였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궁금해하고 논리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수학을 경험했으니.... 한국식 수학을 배우는 학생들은 연산부터 연습이 들어간다. '수학 몬스터' 책을 읽으며 수학동화를 좀 더 찾아 읽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로 접하는 수학이 외우는 수학보다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학을 어렵고 지루하다고 느끼는 아이, 혹은 수학 때문에 아이와 부딪히는 부모라면, 이 책을 꼭 한번 같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수학몬스터: 진짜 수학을 보여주다>는 수학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수학과 친구가 되게 해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직접 읽어보고, 읽혀보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