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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거인과 아기 ㅣ 신나는 새싹 213
김종혁 지음 / 씨드북(주) / 2024년 2월
평점 :
어릴 때 살던 동네에 킁킁 소리를 내며 다니는 할아버지가 있었어요. 무서운데 과자를 잘 사주셨어요. 지금이야 '모르는 사람이 사주는 거 먹으면 안된다, 아는 사람이라도 따라가면 안된다, 조심해야한다. ' 일러두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 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 이야기가 생각나는 할아버지는 그렇게 친구들의 마음을 얻었고, 친구들도 할아버지만 보면 반갑게 인사하고 그랬어요. 성인이 되서 알게 되었어요. 아들을 일찍 잃어서 아이들만 보면 잘해줬다는 걸.
이번에 씨드북에서 출판한 김종혁 작가의 <돌거인과 아기>를 읽고 나니 그 시절의 할아버지가 많이 생각 났어요.

깊은 숲속에 밤에만 일어나는 돌거인이 있어요. 어느날 밤 일어났더니 꼬리에 아기가 대롱대롱 달려있었어요. 마미네 아이들은 이 장면부터 웃기 시작했어요. 제일 첫 장인데요!!
아무리 아기가 혼자 있다고 해도 돌거인이 데리고 갈 수는 없는 일이죠. 아이를 내려놓고 가려는 데 계속 신경이 쓰여요. 엄마가 놀이터에 아이를 두고 잠깐 화장실도 못가는 것처럼.
나뭇잎 기저귀도 만들어주고, 뱀도 쫓아주었지만 뒤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아요. 한발짝 가서 잘 있나 뒤돌아보고, 또 한발짝 뒤돌아서서 잘있나 살펴봐요.

그러던 순간, 사라졌어요!

아기를 찾은 돌거인은 안고 잠이 들어요.
다음날 아침 사람들이 찾는 소리가 들렸어요.
아기가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려 줄까요?
팔을 흔들까요? 아기를 들어보일까요?
사람들이 돌거인을 보면 무서워할텐데 돌거인은 어떤 방법으로 아기가 있는 곳을 알려줬을까요?
아이와 함께 보는 동화에서 나의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떠올라요. 어른이 읽기 좋은 동화가 아이들에게도 좋은 동화라 생각한다는 작가의 말이 와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