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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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뭐라 해야하는 걸까? 2011년도 최고의 화제어는 나꼼수(나는 꼼수다)가 아닐까싶다. 배포좋고 인문학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자아를 가지고 있는 김어준이 외친다. 닥치고 정치라고. 이보다 명확하게 머리를 멈춤으로 만드는 말이 어디 있을까? 이 남자, 지구인은 맞는걸까? 정말이지 대책없게 당당하고 어린이같다. 

남들은 재미있어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는 책을 예약까지 하면서 구매해서 한달가량의 시간을 들여 읽어야했다. 학생운동의 끄트머리에 달랑달랑 한쪽 손만 담그고 있던 90년대 중반학번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사실 다 똑같아 보이는 정치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기엔 애정도 없고 재미도 없었다. 재미없는 일에 내 시간을 써야한다면 누가 좋아할까? 신입생시절 선배들의 알맹이 없는 의견을 들으며 울며 겨자먹기로 대자보작업을 하면서 결심한 것이 내가 선배가 되면 이딴짓은 절대 하지 않으리라는 결심이였다. 정치, 흥~ 개나 줘버려~랄까? 정말이지, 상종도 하기 싫은 부분이랄까? 나에겐 정치가 그런 것이였다.

6월정도인가? 주변에서 꼼수, 꼼수하면서 재미있다는 말을 하길래 개그토크쇼인줄 알고 듣게 되었는데 완전 그레이트 슈퍼 쇼킹을 받았다. 이 사람들 뭐야, 이거 뭐야? 심지어는 김어준이름이 들어간 모든 팟캐스트안의 것들을 모아 듣기 시작했다. 이 사람, 참 날것이구나. 물론, 김총수에겐 어린이 포스가 상상을 초월하게 강해서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총수의 매력이기도 하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어린아이적 이기성은 자라면서 사회와 가족에 의해 억압받게 되고 스스로가 제어하게 되는데 총수는 그게 없다. 하고 싶어 하고, 즐거워서 하고, 열받아서 한다. 극도의 단순함. 아, 매력 돋는다. 게다가 미남이다. 훗~

이 책은 총수의 영민함으로 정치에 대해 어렵지 않은 모양새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지만 책에 나오는 고유명사(라고 하고 정치인들이라 하자)들이 익숙치 않으면 쉽게 속도가 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다행이 김총수의 앞으로 달려정신을 적절하게 잘 조절해주는 것이 공동저자인 전문인터뷰어인 지승호씨인데 쉽지 않는 작업을 잘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참~ 잘했어요, 지승호님~ 짝짝짝~

제 5공화국보다 못한 지금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는 요즘, 이렇게 간도 크게 솔직한 의견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책을 읽으면서, 혹은 목이 빠져라 나꼼수를 기달리고 들으면서 제한된 자유만이 존재하는 이 사회의 염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수도 있겠다는 추정을 살짝 해본다. 일이라는 것이 모두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변화하고 싶다면 모든 것을 다 뒤로 하고 하나되어 이겨야하지 않을까?

가카의 멋진 재테크실력, 삼성의 아름다운 로얄유지, 끊임없이 깨알같은 이벤트를 열어주고 있다고 추정되는 이도저도 아닌 사이의 북한, 그리고 설득력이 흔들리고 있는 진보와 보수가 무엇인지 자각못하는 진보같은 보수들.. 많은 것을 가르쳐준 교과서적인 책이 아닐 수 없는데 가장 큰 장점은 정치가 험오스럽고 짜증나는 덩어리였던 나를 변화시켜줬다는 것이다.

 

정치는 위에서, 혹은 늙은 너구리같은 인간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책이라서 완전 고맙다. 이 책, 승승장구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이들이 읽고, 막 번역도 되고! 수출도 되고! 해서 알아줬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엔 이런 사람도 있고, 이런 사람을 믿고 지지하고자하는 국민들도 많다는 것을. 미국의 52번째 주가 아닌 하나의 국가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닥치고 고맙다,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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