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명품 수집 이야기 - 쓰레기? 나에겐 추억
전갑주 지음 / 한국교과서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뚝심과 인내심이 만든 보물창고 - 진품명품 수집 이야기 _ 스토리매니악

 

'수집' 이라는 단어에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어릴 적 뭐라도 하나 수집 안 해본 사람이 없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 수집욕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수집하는 대상이 근래들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니 어쩌면 현대인이 더 수집에 대한 욕구가 강한지도 모르겠다.

 

수집의 대상은 천차만별인데,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다 보니, 책 수집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이 쏠린다. 희귀한 고서는 물론 근현대의 다양한 저작들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보면 일종의 존경심이 일 정도다. 현대문학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것도 일종의 수집이라면 수집인데, 이런 것도 참 부럽다.

 

그 수집의 취미에 남다른 의미를 담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순 없을텐데, 이 책의 저자가 그런듯 하다. 개인 수집가인 저자는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의미있는 자료들을 수집하였다. 120년 우리 근대 교육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국어교과서와 다양한 교육 자료들이 그것이다. 120년의 기간이라 하면, 조선말기에서 일본의 식민지 시대를 거쳐 광복과 6.25 동란 등의, 대한민국의 격변기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역사의 변화가 심했던 시기에, 우리말을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와, 각 시기마다의 우리 교육이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볼 수 있는 자료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개인의 취미를 넘어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긴 세월 수집해온 저자의 노력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

 

책에는 저자가 수집해온 자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떤 책, 교과서 자료들을 수집하였고, 각각의 자료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자료에 대한 소개는 물론, 작가 자신이 이 책을 어떻게 수집하게 되었는지 등을 산문 형태로 가볍게 풀어내고 있다. 작가가 수집한 작품들의 소개에 대한 책이기도 하고, 일종의 리스트 같기도 하고, 한 사람의 집념과 뚝심이 녹아있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교과서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서 시작한 작가의 수집 역사는 정말 쉽지 않은 여정이다. 흔히 수집에는 시간, , 인내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저자는 나름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이 모든걸 감내한 듯 하다.

 

책에 실린 수집한 책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일제 초기의 교과서는 물론, 한글을 가르치기 위한 책들, 6.25 전쟁 당시의 교과서 등 역사적으로나 의미적으로 그 가치가 높은 책들이 많다. 저자는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우리의 역사에서 빠진 부분을 채우고,우리의 교육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 수 있는 귀한 텍스트로 삼고자 하였다. 저자 자신이 밝혔듯, 이러한 자료들을 모으는 이유를 보면서 저자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긴 세월 수집에 매달렸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귀한 책들을 본 즐거움도 있고, 이런 책들도 있구나 새삼 알게 된 부분이 많았다. 한국인의 인식의 뿌리가, 이러한 교과서, 자료, 책들을 통해 길러졌구나 생각하니, 뭔지모를 뭉클함도 있었다. 일반적인 재미의 측면에서는 이 책을 평가하기가 난감하지만, 귀중한 보물창고를 들여다보는 또 다른 의미의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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