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하지만 가장 정직한 비행, 그 시선을 따라가며

나의 다정한 종이비행기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7
김성찬 그림, 김경화 글, 권은정 기획 / 한솔수북 / 2025년 9월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매끄러운 디지털 색채 대신 투박한 수채화 물감 냄새가 날 것만 같은 그림이 마주한다. 작가는 풍경을 덩어리째 삼키는 대신 눈앞의 존재들을 하나하나 정직하게 호명하듯 그려낸다.

이 책의 탄생 과정 역시 조금 특별했다. 글에 그림을 맞춘 것이 아니라, 특별한 작가가 먼저 그려낸 세상 위에 기획과 글이 조심스레 내려앉았다. 그래서일까. 책 속 종이비행기를 띄우는 '다정한 바람'과 이를 돕는 '착한 친구들'은 단순한 등장인물이 아니라, 작가의 속도를 묵묵히 기다리고 발맞춰준 우리 곁의 따뜻한 이웃들처럼 느껴져 뭉클함을 더한다. 서로 다른 속도로 함께 날아오르는 법. 이 책은 '다름'과 '공존'을 머리로 가르치려 하지 않고 가슴으로 스며들게 한다. 조금 투박하더라도 그 어떤 비행보다 섬세한 진심이 담긴 이 종이비행기에, 잠시 마음을 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