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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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즈 타운'이라는 아파트에 사는 여덟 가구의 이야기가 연작 단편 형식으로 엮인 <종말의 바보>는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도 각각 독립적인 것이 특징이다.


영화를 보며 시간을 때우는 노인, 유산을 두고 다투는 남매, 세상의 종말에도 별을 동경하는 천문학도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종말을 맞이한다. 소행성 충돌로 인해 갑작스럽게 전 세계인이 시한부 인생이 되는 다소 극단적인 설정임에도, 소설 속 사람들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비추는 듯하다.


종말을 앞둔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남은 시간을 살아가며, 삶이 끝나가는 순간에도 인간적인 선택과 관계를 지키려 한다. <종말의 바보>는 절망 속에서도 사랑하고, 웃고,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사카 고타로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위트 있는 문체로 풀어낸 이 작품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세상의 종말을 앞두고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종말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오늘 내가 선택한 말과 행동으로 내 삶의 의미를 만들어갈 수는 있다. 바보처럼, 끝까지 사랑하고 웃음 짓는 것.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절망 앞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용기 있고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며,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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