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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리 부인이 딸에게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마리 퀴리 지음, 이자벨 슈반느 엮음, 최연순 옮김, 정재승 감수 / 자음과모음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퀴리부인에 대하여 생각나는 것을 말하라면 제일 먼저 두번의 노벨상 수상이 생각난다. 한 번 받기도 힘든 노벨상을 두번이나 받을 만큼, 그녀는 위대한 과학자였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이런 퀴리부인을 존경해왔다. 어쩌면 내가 이공계의 길에 들어서게 된것도 퀴리부인 덕인지도 모르겠다.
퀴리부인이 10세 정도의 어린아이들의 과학 교육에 관심이 있었다는것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소르본 대학에서 1907 - 1908 2년에 걸쳐서 물리학 강의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너무 쉬워서(옮긴이도 놀랐다 하였다.) 별 느낌 없이 읽어 넘길수도 있다. 하지만 퀴리부인과 10살 내외의 어린 아이들이 책의 내용처럼 함께 실험을 하고, 자연스럽게 원리를 깨닫고 있다고 생각하여 보아라! 이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가! '수은이 물보다 비중이 큰거야' 라고 말하는 것보다, 수은과 물을 가지고 실험을 통하여 그 사실을 보여주는것이 훨씬 와닿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수은을 가지고 실험한다는 것에는 놀랐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과학을 전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고, 쉽고 재미있다고 생각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퀴리부인의 딸인 이렌느가 노벨상을 받는 과학자가 된것도, 이 책의 저자인 이자벨이 엔지니어가 된것도, 아마 어린시절에 받은 과학 교육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으로 이 책을 살펴보다 보니, 문득 우리 교육현실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시달리며, 과학이 재밌다고 느끼기 전에 어렵다고 느껴버리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가까이 실험하면서 원리를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란 것은 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천천히 변화하는것이 장기적인 교육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 아이들의 과학 교육을 담당하는 분이나, 아니면 퀴리부인의 제자였던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과학 교육에도 밝은 햇살이 비치길 바라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