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달인 67
카리야 테츠 글, 하나사키 아키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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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많은 일본 요리 만화가 소개되어 있다. 자세한 레시피를 소개하는 요리책 같은 것에서부터, 요리를 양념으로 넣은 인간드라마까지 주제도 소재도 놀랄 만큼 다양하다.
맛의 달인은 요리책처럼 요리를 자세히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요리법 같은 것은 대충 언급하는 정도이다. 그 대신 메시지를 담은 쪽에 속한다. 요리를 매개로 여러 가지 사건을 헤쳐나가면서 언뜻언뜻 작가의 가치관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요리만화답게 일본 음식은 물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이 소재로 등장한다. 모든 에피소드를 음식과 연관짓자니 때론 너무 억지스런 면도 없지 않다. 그리고 너무나도 일본적인 '일본 것이 세계 제일'이라는 사상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이 만화를 그냥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그 우월주의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세뇌'시킨다고나 할까? 물론 이것이 너무 비약적인 생각일 수도 있고, 또 전부는 아니다. 일본의 아시아침략이나 한국에서 저지른 만행을 단편적이나마 언급하고 있는 요리 만화가 여러 가지 있고, 맛의 달인도 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두 가지가 있다. '정말 못말리는군, 우리 음식엔 더 훌륭한 것들이 많은데.'하는 것과 '창피하군, 왜 우린 이런 만화가 없는 거지'라는 것이다.

67권 진정한 국제화만 보아도 작가는 넓은 식견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또 다시 일본문화의 우수성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들의 문화 현실은 분명 우리와 다르지 않고, 그 반성도 정당하기에 더욱더 부끄러울 뿐이었다. 그럼 도대체 왜 우리 만화에는 이런 형식의 만화가 없는 걸까? 하루빨리 재미있고 감동적인 국산 요리만화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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