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세계 살림지식총서 325
원융희 지음 / 살림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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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마실 때의 시원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맥주는 여러 술 중에서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술에 속한다. 술을 찾는 이유 중의 하나가 취하고 싶어서인데, 맥주는 취하기 전에 배가 불러 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맥주를 마시면 민망하고 괴롭게 왜 이리 트림이 많이 나는지. 기분 좋게 취하면서 즐기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따랐다. 그래서 맥주를 마실 때 조금 취하고 싶을 땐 소주와 함께 소맥 한두 잔을 마신 후 맥주를 마셨다. 순전히 알코올에 강한 나의 체질 때문인데, 술을 마셔도 잘 안 취하니 좋을 때도 있지만 취하게 마시려면 술값이 많이 드는 단점 또한 있었다. 물론 간혹 맥주만 마시면서도 취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두툼한 옷으로 몸을 따뜻하게 한 채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맥주를 마실 땐 안주를 많이 안 먹는다 해도 취하기 전에 배가 불렀고, 그러면 화장실을 자주 가야하니 너무 번거롭고 귀찮았다.

 

그럼에도 가끔씩 맥주가 생각날 때가 있다. 그건 짭짜름한 안주가 있거나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가 가끔 생각난다. 술이라기보다는 음료수의 느낌으로. 특히 무더운 여름 날밤, 이국적인 거리의 북적이는 포장마차를 지날 때면 시원한 맥주는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해지게 된다. 이 책의 표지는 맥주의 거품을 통해 맥주의 생생함을 담아내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맥주의 시원함은 흘러내리는 맥주의 거품보다는 맥주잔 안에 담긴 약간의 거품과 황금색 맥주에서 보글보글 올라오는 거품이었다. 그리고 맥주잔에 송골송골 맺어있는 물방울. 그래도 이 책을 한 손에 들고 있자니 꼭 맥주잔을 하나 들고 있는 것 같아,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이 생각났다. 안타깝게도 집에 있는 맥주가 다 동이나, 겨우 음주 독서를 막을 수 있었다. 대신 나는 인터넷으로 바로 그동안 고민했던 소맥잔을 구매했다.

 

 

맥주의 어원은 마신다는 의미의 라틴어 비베레 Bibere'이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맥주는 다음과 같이 불리고 있다.

독일 - 비어(Bier)

포르투갈 - 세르베자(Cerveja)

프랑스 - 비에르(Biere)

체코 - 피보(Pivo)

이탈리아 - 비르라(Birra)

러시아 - 피보(Pivo)

덴마크 - 오레트(Ollet)

- <맥주의 세계> p3 중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들, 예를 들면 독일의 레벤브로이(Lowenbrau), 네덜란드의 하이네켄(Heineken), 덴마크의 칼스버그(Carlsberg), 일본의 기린(Kirin) 맥주,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맥주 회사인 미국의 안호이저 부시의 버드와이저(Budweiser) 등이 모두 저온 열처리 맥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른바 례귤러맥주라고 불리는 것들이 이에 속한다.

- <맥주의 세계> p19 중에서  

참고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회사는 아래와 같다.

독일 : Lowenbrau, Ulnion, Hansa, Dab, Astra

덴마크 : Carlsberg, Tuborg

네덜란드 : Heineken

스웨덴 : Three Crown

체코슬로바키아 : Pilsner(Pilsen ())

아일랜드 : Guiness Stout

미국 : Budweiser, Miller

일본 : 기린맥주 등

- <맥주의 세계> p44 중에서  

맥주의 맛은 온도와 관련이 깊다.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보통 4-8°c, ·가을에는 6-10°c 정도로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만약 맥주가 시원하지 않고 미지근하면 거품이 너무 많고 쓴맛이 남으며, 또한 지나치게 차가우면 거품이 잘 일지 않을 뿐 아니라 맛도 별로 느낄 수 없다.

맥주의 참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맥주 고유의 향을 맛보아야 한다. 맥주 고유의 향을 느끼는 방법으로는 코로 느끼고(Aroma), 혀로 감지하며(Taste), 입 전체로 즐기고(Mouse-Feel), 목으로 느껴야(Texture) 본래의 제맛을 즐길 수 있다.

- <맥주의 세계> p46 중에서  

맥주의 안주로는 단맛이 나는 것은 피하고, 짭짤하며 기름기가 있는 땅콩, 소시지, , 치즈, 팝콘, 크래커 샐러드 및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이 적합하다. 콩에는 단백질이 풍부해서 체온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땅콩 안주에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각에 잘 맞는 두부찜과 생선전 등 튀김 요리도 좋다.

- <맥주의 세계> p49 중에서 -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맥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된 것은 맥주를 제대로 마실 줄을 몰라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끔씩 상온에 있는 맥주를 사가지고 와서 빨리 차게 만들겠다고 냉장실이 아닌 냉동실에 넣었다가 마시던 그 사소했던 행동들이 맥주의 맛을 떨어뜨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맥주 역시 나름 온도에 민감한 술이었는데, 성급함은 맥주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게 했으니 말이다. 맥주가 워낙 편한 술이다 보니 아무렇게나 마셔서 그렇지, 사실 맥주도 분위기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술인데 그동안 맥주를 마실 때 너무 무신경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맥주가 가진 매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맥주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맥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하나로 맥주에 전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맥주가 맛, 색 등 모든 것이 자연의 원료로 만들어지는 완전한 자연 식품이라는 것이었다. 맥주도 술이다 보니 즐기기 위해 마시는 기호식품이라고만 생각하며 알코올 성분이 있으니 당연히 인위적인 식품이라고 여겨왔던 것이다. 그런데 맥주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먹고 마시는 그 어떤 식품보다 자연 그대로의 식품이라고 하니, 맥주가 달리 보였고 가끔씩 맥주를 마셔줘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너무나 잘 아는 맛에 대해 미묘한 성분 분석부터 다양한 표현으로 담아 낸 책을 읽다보니, 입에서는 자꾸 맥주를 떠올리며 갈증이 났다. 다른 술들에 비해 취하는 부담이 조금 덜한 맥주. 다음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될 때 나는 여러 가지 종류의 맥주를 냉장고에 비치해 놓고 읽게 될 듯하다. 이 책에서 말 해준 것처럼 적당한 맥주는 건강에도 좋으니까. 맥주가 입맛을 돌게 하고 식욕을 돋게 하니 적절히 자제하며 안주를 먹기만 한다면 말이다. 이 책의 첫 부분에는 다소 복잡한 맥주의 성분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니 그 부분만 넘어가면 음주 독서를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 듯하다.

 

 

맥주에는 방부제·색소·향료 등이 일체 사용되지 않는다.

쌉쌀한 맛, 맑은 호박색, 산뜻한 맛 등은 모두 자연의 원료로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맥주는 완전한 자연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 <맥주의 세계> p89 중에서  

맥주는 흔히 액체로 된 빵이라고 한다. 맥주가 빵에 못지않게 영양 있는 음료라는 뜻이다. 맥주에는 지방분은 없지만 단백질, 당질, 미네랄, 비타민B군 등의 영양소가 들어 있는데다 맥주의 알코올은 인체 내에서 연소하면서 상당한 칼로리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맥주는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일종의 양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맥주의 세계> p90 중에서 -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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