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영화관 - <평양성>에서 <변호인>까지 20편의 영화로 한국사를 꿰뚫다
김정미 지음 / 메멘토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딱 찾던 책이었고, 나에게 딱 맞는 책이었다. 역사 공부를 할 때마다 종종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서 보곤 했는데, 이렇게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모아 책으로 정리해놓은 책이 있다니 말이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책장을 넘겼다.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 중에는 내가 본 것도 있고 안 본 것도 있었는데, 내가 본 영화들은 다시 한 번 내용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고 아직 안 본 영화는 미리 역사적 배경을 집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영화를 역사적 사실과 비교하고 분석해주고 있다 보니 역사적 지식도 더 귀에 쏙쏙 들어왔고, 머리에도 더 오래 남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이 내용이 너무 재미있었다. 역사적 사실과 함께 역사지식을 가진 작가의 생각이 보태져서 더 분석적인 시각으로 영화와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영화를 같이 본 사람들에게 영화에 표현된 역사적 사실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러다 관객들이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보려면 역사를 아는 게 좋겠구나, 영화를 보면서 역사공부를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그래서 기존의 역사영화를 통해 한국사를 설명해주는 책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역사를 알고 보면 영화가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어진다는 사실을, 영화를 보면서 역사적 사실을 풍부하게 아는 교양인이 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할까.

- <한국사 영화관> p6 중에서 -

역사를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은 글에서 뿐 아니라, 영화를 소개하는 순서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는데, 영화는 개봉 순서가 아닌 역사적 배경이 되는 시대 순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역사 공부는 하고 싶은데,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이 책과 함께 이 책에 소개 된 영화들을 한편, 한편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역사 공부라는 것이 한 번쯤은 몰입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붙잡고 할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럴 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더라도 조금은 머리에 마음에 남는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역사 영화는 더 없이 좋은 듯하다. 물론 영화다 보니 역사적 사실을 조금 왜곡하거나 과장하거나 하기도 하지만 역사적 큰 흐름을 읽고 느끼기에는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중심을 잡고 역사와 영화의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책까지 있으니 말이다.

 

내가 역사 공부를 다시 시작한 여러 이유 중의 하나가 아이들에게 역사를 살아있는 이야기로 전해주고 싶어서였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조금만 더 크면 아이들과 함께 국내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고 할 텐데, 그럴 때 우리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지식을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정보 나열 위주의 지식 전달식 역사가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삶과 생활이 녹아있는 역사 이야기를 말이다. 그러려면 내가 역사를 바로 알고 있지 않으면 곤란했기에, 다시 역사 공부를 시작했다. 나 자신도 더 폭넓은 지식과 삶에 대한 이해를 갖고 싶기도 했지만 말이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학교 다닐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 아이들만은 머리에 채워 넣기 급급한 역사가 아닌 생생한 역사를 만나게 해주고 싶다. 정말로.

 

이 책은 역사 공부를 하는 나에게도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잘 정리해두었다가 아이들이 역사를 배우기 시작할 때에도 보여주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역사 영화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총칼을 들고 싸우는 게임에 빠져들기 전에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자신을 위해 총칼을 들고 싸웠던 역사에 빠져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역사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아이들로 크길 기대해본다.


01. 동아시아의 대국 고구려는 어떻게 멸망했다 <평양성>

02. 고려 왕실의 핏빛 스캔들 <쌍화점>

03. 수양대군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한인가 <관상>

04. 성리학적 규범을 초탈한 왕, 연산군 <왕의 남자>

05. 기생, 불우하고 슬픈 계급의 여인들 <황진이>

06. 임진왜란기 백성의 영웅이 된 반란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07. 폭군이라는 누명을 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왕 <광해, 왕이 된 남자>

08. 병자호란, 뼈아픈 항복의 역사와 강인한 민초 <최종병기 활>

09. 구중궁궐 속 뜻밖의 권력 <궁녀>

10. 넘어설 수 없는 신분제의 벽 <방자전>

11. 유교 순정주의에 반하는 자유로운 예술혼 <미인도>

12. 천재 관료 정약용의 기록되지 않은 나날들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13. 조선시대에도 B급 성인소설이 있었을까 <음란서생>

14. 19세기 세도정치기의 혼란과 부패 <혈의 누>

15. 대한제국기, 매국과 호국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 <그림자 살인>

16. 경성, 새로운 대중문화에 빠져들다 <라듸오 데이즈>

17. 선망과 경멸의 대상이 된 1930년대 모던문화 <모던보이>

18. 식민지 시절의 질병과 치료 <기담>

19. 한국 프로야구, 그 질곡의 역사 <슈퍼스타 감사용>

20. 부림사건과 인권변호사 노무현의 탄생 <변호인>

- <한국사 영화관> 중에서 -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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