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 파란만장 홍 대리의 기획 천재 변신기 천재가 된 홍대리
하우석 지음 / 다산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영어 천재가 된 홍 대리>를 재미있게 읽고 난 뒤 생활에 쫓겨 잊고 지내다 골프를 시작하면서 <골프 천재가 된 홍 대리>를 찾게 되었다. 다른 분야지만 다시 만난 홍 대리는 역시나 재미있었고 유익했다. 그래서 계속 이어서 다른 분야의 홍 대리를 만났다. 독서, 중국, 협상의 천재가 된 홍 대리를. 그리고 지금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로서는 마지막으로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를 만났다. 그런데 홍 대리의 정점을 찍을 줄 알았던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는 나에게 실망과 아쉬움만을 안겨주었다. 특히 책의 절반 가까이 되는 양을 차지하는 홍 대리의 기획 비밀 노트가 시작 될 때 나는 책을 덮고 싶을 정도였고, 겨우 참고 홍 대리의 기획 비밀 노트를 다 읽어갈 즈음에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난 내가 화가 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원해서 읽은 책을 읽고 난 왜 화가 나야 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인데, 정작 이 책은 기획의 처음부터 잘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마 다른 분야의 책이었다면 나는 이 정도로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책도 아니고 기획 천재이었어야 할 홍 대리의 책이 기획부터 잘못한 책을 내놓고 내가 읽게 만들다니.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을 이 책 자체에서는 전혀 반영하지 못하다니 말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절로 생각났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었다. 실전 기획 코드 1 상황파악. 그 중에서도 첫째는 시장분석.

 

무엇을 하든 우선은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틈을 찾아야 한다. 그게 바로 기획이다.’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p29 중에서 - 

저는 분명히 전문성을 갖춘 인간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기획 인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냥 인간과 기획 인간은 하늘과 땅만큼의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이제 전문가이면서도 왜 기획 인간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제가 설명하는 일만 남았군요.

전문가라는 것만으로도 좋은 인재인 건 틀림없습니다. 다만 거시적인 차원에서 경영 환경을 이해하고 분석하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은 기획 인간들만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다수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팀에도 역시 기획 인간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어야 팀 효율성은 물론 성과 달성에 훨씬 더 유리할 것입니다.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자신이 맡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지만 위기 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맡은 업무의 선후 관계를 따져 앞날을 내다보고 대비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런 능력은 오직 기획 인간만이 지니고 있습니다.“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p42 중에서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지니고 있는 능력 가운데 어떤 능력을 계발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어느 시점에 배우는 지식이나 받아들이는 정보는 그 시점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변화무쌍한 환경 앞에서는 곧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게 마련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지식과 정보는 고정적이지만 환경은 가변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줄기차게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찾아내서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속도의 시대다. 물론 재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지금 무엇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알고 있을 때 발걸음에 여유도 생기는 법이다. 홍 대리는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뭔가 배우고 익혀 나간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학습이라는 낱말은 단지 일회성 학습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늘 진행형인 학습 능력, 영어로 말하자면 러닝 어빌리티(Learnng Ability)’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단어 중에서 ‘-ing’에 주목하십시오. 학습은 늘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떤 분야, 어떤 직종에서 일을 하든지 간에 이 ‘Learning Ability’를 견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p73 중에서 -

묻고 싶다. 이 책을 기획했을 때, 독자들이 왜 홍 대리 시리즈를 찾는 지 생각해보았는지 말이다. 내가 모든 독자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다른 많은 책들 중에 내가 홍 대리 시리즈를 찾은 이유는 홍 대리의 이야기 안에 재미와 감동, 지식과 깨달음을 모두 담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즐겨 읽지 않는 신랑이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진해서 찾아 단 시간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 담긴 기획 비밀 노트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경영이나 경제를 전공한 이들에게는 조금 뻔 한 내용이었고, 비 전공자들에게는 설명이 부족하고 지루한 내용이었다. 이 책에 담긴 기획 비밀 노트를 읽으려 했다면 난 홍 대리가 아닌 다른 책을 골랐을 것이다.

 

그리고 홍 대리의 이야기에서 홍 대리와 함께 꼭 등장해야 하는 인물이 있다. 홍 대리가 완전 초보라면 그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모든 것을 초월한 완전 고수.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런 인물이 등장하지 않았다. 그와 비슷한 인물로 김 팀장이 등장하지만, 초반에 잠깐 홍 대리를 이끌어주다 후반부에서는 오히려 홍 대리에게 이끌림을 받는 인물로 그려졌다. 어떻게 보면 그도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홍 대리에 불과했다.

실제로는 그런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홍 대리 시리즈에서는 완전 고수라 된 인물이 꼭 필요하다.

 

 

난 책을 덮기 전 책의 뒷 표지를 보고 추천 글을 읽어보았다. 지나친 극찬이었다. 왜 나와 다른 느낌을 받았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묻고 싶다. 다른 홍 대리를 만나보셨냐고 말이다. <중국 천재가 된 홍 대리>? <골프 천재가 된 홍 대리>? <영어 천재가 된 홍 대리>는 읽어보셨냐고.

 

훗날 세잔의 제자들은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세잔이 몇 날 며칠을 바라보던 사과는 결국 썩어버렸습니다. 사과가 썩어버릴 때까지 사과를 이리저리 끊임없이 바라보는 세잔의 모습, 바로 그 모습이 세잔을 위대한 화가로 만들게 한 힘이자 비밀이었습니다.’ 제자들의 이러한 회고가 발표된 이후, 문학 예술계에서는 무언가 깊게 연구하고 몰입한 결과 달성된 위대한 업적을 가리켜 세잔의 사과라고 칭하게 되었습니다.“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p127 중에서  

기획 인간들은 이런 능력을 갖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이란 다름 아닌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너무 평범하기 때문에 다른 이는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기획 인간은 많이 읽고, 듣고, 또 많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상생활이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뜻대로, 자유자재로 메시지를 만들고, 주어진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기획 천재가 된 홍 대리> p228 중에서 -




- 연필과 지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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