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재가 된 홍 대리 1 - 중국에서 첫 사업에 도전하는 법 천재가 된 홍대리
김만기.박보현 지음 / 다산라이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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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이어 골프, 독서 천재인 홍대리를 읽고 나니 홍대리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홍대리는 결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믿음이. 아직 내가 만나보지 못한 다른 분야에 있는 홍대리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던 차에, 중국으로 출장을 가는 신랑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를 집으로 모셔왔다. 처음에는 안 볼 것처럼 심드렁했던 신랑이 한번 읽기 시작하더니 스마트폰보다도 더 열심히 책을 읽었다. 그러더니 1권을 다 본 후 이야기가 다 끝난 게 아니라며 내심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했다. 2권도 있다고 말해 주자 더 읽고 싶다고 했고, 내가 본 최 단기간에 책을 읽어내었다. 신랑이 그렇게 재미있게 읽는 것을 보니 나 역시 다른 홍대리보다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를 먼저 만나보고 싶어졌다.

 

요즘 들어 점점 더 중요한 나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이지만, 나는 중국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일본과 함께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에 속했지만, 중국은 왠지 모르게 끌리지가 않았다. 그러다보니 중국에는 여행조차 가지 않았고, 갈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 중국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정도였고, 중국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가짜와 짝퉁이 많은 나라, 저렴한 만큼 품질이 낮은 나라였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중국인은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까지 더하게 되었다. 이런 것들만 조합해 봐도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인 듯하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홍대리가 조금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도 홍대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국은 땅덩어리만 크지 우리나라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나도 은연중에 하고 있었다. 나와 다른 사고를 하고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중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내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할 것을 판단하려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이 우리랑 정말 다르긴 다르구나 싶었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내 기준으로 평가하고 판단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홍대리와 내가 다른 것은 홍대리는 자신의 생각이 책을 통해 가감 없이 드러냈다는 것이 나는 그저 내 생각을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보이지 않았다는 정도일 것이다. 큰 의미에서 나와 홍대리는 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도 우리랑 참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만, 중국은 일본과는 또 다른 차원의 다름이었다. 무엇보다 일본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상식이 안 통한다거나 예의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는다. 일본은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지나쳐서 조심스러우면 조심스러웠지 말이다. 작은 예지만 일본사람들은 좁은 길에서 마주치게 되더라도 안 부딪치고 지나가려고 최대한 조심하려 하고, 조금만 부딪쳐도 미안하다고 한다. 반면, 내가 어학연수나 여행 중에 만난 중국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좁은 길이건 큰 길이건 마주치게 되면 피해서 지나갈 생각은 안하고 그냥 부딪치며 지나가곤 했다. 부딪쳤을 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안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발을 밟았을 때조차 미안하다는 말은커녕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불쾌함을 주었고 무례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가 생각하는 이런 사소한 예의의 차이에서 오는 불쾌함에서 시작해 우리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다름으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중국에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지 싶다. 주변에서 중국에서나 중국과의 비즈니스에서 오는 힘겨움을 듣기는 했지만, 홍대리를 통해 알게 된 중국의 비즈니스 현실은 한국인으로 봤을 때는 정말정말 힘들고 어렵게 느껴졌다. 중국이 다른 줄은 알았지만, 중국이 이렇게까지 다른 줄은 정말 몰랐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정말 중국에 대해 공부하고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 없이는 힘들겠다 싶었다.

 

중국에서는 꽌시는 능력이다 - 꽌시란 무엇인가

중국 진출 초기 한국 사람들은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나라라는 말로 중국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꽌시가 없으면 될 일도 안 되고, 꽌시가 있으면 안 될 일도 될 정도로 꽌시가 사업 성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꽌시란 도대체 무엇일까? 한국 사람들은 꽌시를 흔히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배경이나 인맥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은밀한 거래나 부정적인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는 데 활용하려 한다. 그러나 사업 현장에서 본 꽌시는 단순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인맥이 아니다. 오히려 꽌시를 통해 서로 협력하여 시너지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꽌시는 위험을 대비한 보험이라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가깝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꽌시를 만들고 관리하는 데 평생을 투자하는 것이다. 발생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군가에게 평생 공을 들이는 사람은 없다.

문론 인치사회에서 법치사회로 변화하는 요즘, 꽌시가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여전히 꽌시 없이 성공하기란 요원할 정도로 중국에서 꽌시는 중요하다.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1> p189 중에서 - 

금탄영 박사는 이런 사람들을 볼 때면 화가 났다. “중국을 무시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한국인밖에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에 대해 뿌리 깊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한국인들이 중국에 와서 중국인들을 무시하고 상처 준 사례는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1> p253 중에서  

규태 씨!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 와 있는 겁니다. 문화 정책을 깨우쳐주거나 상식을 전파하려고 온 것이 아니죠. 그런 사람이 중국인들은 비상식적이라는 생각을 가져서 환영받을 수 있을까요?”

꽌시나 뇌물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서 어떻게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겠습니까. 회사 몰래 리베이트를 행하고도 오히려 당당한 사람들과 무슨 일을 하겠느냔 말입니다.”

모두가 행하고 있는 행동을 가지고 불합리하다고 탓할 바에는 차라리 그런 행동을 인정하고 이용할 줄 아는 것이 비즈니스맨의 자세 아닌가요? 중국 사람을 이해하고 중국 문화를 존중해야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죠. 그리고 중국인들에 대해 알아야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돈을 벌 수가 있는 거예요.”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1> p254 중에서 -

진정성입니다.”

홍 대리의 대답에 금탄영 박사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재촉했다.

이해와 존중, 그 대상의 핵심은 인간일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의 핵심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금탄영 박사는 공감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저는 편견과 선입견 없는 진정성 있는 자세로 모든 사람을 대하겠습니다. 그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그들에게서 배우겠습니다. 그들을 돕고, 그들에게서 도움을 받으면서 그들과 하나가 되겠습니다.”

말을 하다 보니, 정말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마지막 질문이라고 했지만, 하나만 더 물을게요.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이상과 현실이 충돌할 때가 있어요. 진정성 있는 마음가짐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데, 그럴 땐 어쩔 생각이죠?”

그렇다고는 해도 답은 사람에게 있을 것입니다. 제가 겪어본 중국에서라면 특히 그렇다고 봅니다. 비즈니스에서도 모든 문제의 발단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일 겁니다. 저는 그 사람을 얻겠습니다.”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1> p319 중에서 -

중국에 관심도 없고 호감도 없는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은 무조건 중국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 사람이 중국 사람을 이해하고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를 충분히 공감해주고 있었다. 그것은 한국 사람이 이상한 것도 나쁜 것도 아니고 당연한 것이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 사람 역시 나쁘거나 이상하거나 틀린 것이 아니라, 중국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다른 것을 놓고 어느 한쪽의 기준을 놓고 옮다 그르다를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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