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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쟁이가 달라졌어요! ㅣ 애플비 그림동화
질리언 쉴즈 글, 캘리 존슨 이삭스 그림 / 애플비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아직 자제력과 이해력이 부족한 네살인 첫째와 한참 자아와 의지가 생기는 세살인 둘째. 이렇게 네살, 세살 연년생을 키우는 엄마로서 참 힘들 때가 많다. 하지만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다면 둘이 비슷한 또래이기 때문에 서로 보면서 배우는 점 또한 많다는 것이다. 둘째가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릴 때는 첫째한테, 첫째가 고래고래 소리 지를 때는 둘째한테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해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형이나 동생의 안 좋은 모습을 보고는 엄마 말이 맞다는 식으로 고래를 끄덕이며 더 잘 수긍을 했다.
이 책을 보면서도 아이들은 코끼리의 안 좋은 행동을 보며 저렇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걸 금세 수긍했다. 그래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코끼리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은 ‘저러면 안 되지, 엄마.’를 연발하며 자신들은 나쁜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 아이들처럼 굴었다. 속으로는 웃음이 났지만 나 역시 아이들의 장단에 맞춰주면, 우리 아이들은 착한 행동만 하는 아이들인 것처럼 칭찬을 마구마구 해주었다.
이렇게 아이들은 책을 통해 어떤 행동들이 좋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을 더 확실히 깨닫는 듯 했다. 우리 집 두 형제들이 자신이 아닌 형이나 동생이 안 좋은 행동을 할 때 그것이 안 좋은 행동이라는 것을 수긍하는 것처럼 말이다. 엄마나 선생님이 말해주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엄마나 선생님은 딱 그 상황에 닥쳤을 때 주로 말을 해주고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당사자로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책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며 아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를 하는 듯하다.
아이들이니까. 한번 말한다고 다 알아듣거나, 다시는 안 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어떤 행동이 나쁘고 좋은지 안다. 그것을 혼내면서 가르칠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느끼고 이해함으로서 받아들이고 깨닫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선 때론 엄마의 장황한 이야기보다는 책 한권이 더 큰 효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