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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동생만 예뻐해 ㅣ 아기 종벌레 포포 3
픽토 스튜디오 글.그림, 신동준 원작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평점 :
이 책을 읽기 전 첫째에게 물어봤다. ‘엄마 아빠가 동생만 예뻐하는 것 같아’라고 말이다. 설마 했는데, ‘응’이라고 하는 아이의 대답에 깜짝 놀랐다. 13개월 밖에 터울이 안 져서 오히려 우리집 분위기는 형아인 첫째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무엇이든 첫째가 먼저 골랐고, 먼저 먹었다. 그렇기 때문에 첫째가 동생으로 인한 서운함을 안 가질 줄 알았다.
안타깝게도 둘을 나란히 앉혀 놓고 읽어준 바람에 소란스러워져서 첫째와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다음에라도 첫째랑 만 같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물어봐야겠다. ‘아직도 엄마 아빠가 동생만 예뻐하는 것 같아.’라고. 아이의 대답이 어떨지 참 궁금하다. 다행히 이번에는 이 책을 읽은 뒤 얼렁뚱땅 ‘엄마 아빠는 형아 동생 모두 사랑해’로 훈훈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둘째가 조금 더 크면 둘째에게도 한번 물어봐야겠다. ‘엄마 아빠가 형아만 예뻐하는 것 같아.’라고 말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둘째 역시 ‘응’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싶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똑같은 사랑을 준다고 여기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아쉬움과 서운함이 있을 테니 말이다. 부모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최대한 많이 표현해야하기도 하지만, 그것뿐 아니라 두 아이에게 고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듯하다.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