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와 따라쟁이 친구들 - (따라하면 안 되요)

포포와 따라쟁이 친구들 ㅣ 아기 종벌레 포포 1
픽토 스튜디오 글.그림, 신동준 원작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선명하고 동글동글한 캐릭터들이 귀여웠다. 하지만 9명에 달하는 캐릭터를 한 번에 외우기가 참 어려웠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뚜기와 깨비가 어찌나 혼동되던지.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고 책으로 처음 접한 캐릭터들이라 더 안 되어지는 듯 했다. 아이도 읽으면서 누가 뚜기고 깨비냐고 물어서 앞장의 캐릭터 소개장을 계속 들쳐봐야 했다. 결국 책을 다 읽고 난 뒤 나는 캐릭터들에게 각각 명찰을 달아주었다.

캐릭터 이름은 어려웠지만, 아이들이 한참 관심을 갖는 곤충들을 캐릭터화 했기 때문에 좋았다. 근데 캐릭터다보니 실제 곤충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중간중간 캐릭터가 나올 때 실제 곤충의 모습을 작게라도 담아준다면 아이들에게 조금 더 교육적이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맨 앞 장에 있는 캐릭터 소개장에라도 말이다. 특히 나는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종벌레가 실제 어떤 모습인지 참 궁금했다. 아마 아이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새로운 곤충 친구가 나오고, 곤충의 특징을 잡아서 따라하는 모습은 아이들의 모습과도 비슷해서 아이들 역시 재미있어 했다. 뚜기와 깨비가 다른 곤충 친구들의 특징을 따라할 때마다 아이들도 책을 읽다말고 따라 할 정도로 말이다. 근데 책을 읽다 참 반갑지 않은 모습을 발견했다. 아기 파리 츄츄가 침방울로 장난을 치는 모습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둘째가 요즘 들어 침을 뱉어서 혼내고 있었는데, 책에 그런 장면이 딱 나오니 말이다. 결국 츄츄마저 따라하려는 아이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혼낸 뒤에야 책을 마저 읽을 수 있었다.

캐릭터가 단순하고 이야기도 단순해서 어린 아이들에게 딱 좋을 듯하다. 단지 조금만 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교육적인 내용을 담아주었으면 싶다. 무엇이든 따라하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가능하면 올바르고 예의바른 행동을 위주로 말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조금만 더 친절하게 곤충 친구들을 자세히 소개해 주었으면 좋겠다. 쉽게 곤충을 접할 수 없는 도시 아이들을 위해서.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