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ttle Red Fire Truck (Hardcover)
Johnson, Stephen T. / Simon & Schuster/Paula Wiseman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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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느니 차라리 책을 사주자, 그리고 이왕이면 영어책으로 사주자는 마음에서 시작된 아이들을 위한 책 찾기는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그것은 단순한 책이 아닌 놀이책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책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큰 관심을 갖게 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방차를 소재로 한 이 책은 어쩌면 이렇게 멋진 책을 만들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소방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사이렌, 호스, 사다리, 마이크 등은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다뤄보면서 아이들이 소방관 아저씨가 되어서 소방차를 다루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자동차에서 다루게 되는 핸들, 주유기 등 역시 차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뿌듯하고 멋진 책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아이들에게 바로 꺼내 줄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직 어리기만 한 우리 아이가 분명 이 책을 만짐과 동시에 망가트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위해 사놓고도 아이들이 망가트리는 것을 겁내는 엄마라니.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조금 더 기다렸다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그동안 책에 나오는 영어들도 틈틈이 공부해 놓고 말이다.

 

그렇게 아이들 몰래 숨겨놓았던 이 책을 깜빡하고 있다 얼마 전 아이가 심심해 하는 것 같아서 보여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는 자동차 책이고 게다가 소방차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흥분해서는 좋아라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려면 어질러 놓은 장난감을 치워야 한다고 했더니, 나름 열심히 정리하는 것이 아닌가. 꽤 좋은 방법이라 여기며 아이가 정리를 마친 후 책을 보여줬다.

 

역시나 아이는 정말 신나했다. 다 본 뒤에도 또 보자며 이 책을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그렇게 몇 번 나와 함께 본 아이는 바로 다음날부터는 혼자서 이 책을 보며 놀았다. 가끔 책에 있는 도구들이 안 빠지면 나를 찾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 보는 것을 보면서 나도 뿌듯했다. 아직 아이에게는 책도 장난감과 같은 놀이감이기에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놀이책은 분명 책이기에 아이가 조금 더 가지고 논 다음에는 놀이가 아닌 책으로서도 이 책을 좋아해주리란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가 열심히 가지고 놀다보니 책 속에 나오는 도구들이 모두 종이로 되어있다는 것이 조금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남자아이다 보니 힘도 세기도 했지만, 자꾸 가지고 놀다보니 아무래도 종이로서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종이책에 비해서 분명 더 단단하고 튼튼하기는 했지만, 도구들만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도 아이가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며 제발 심하게만 망가트리지 않기를 바랬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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