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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Bus [With Wheels] (Hardcover) ㅣ Mini Masters
Peter Lippman 지음 / Henry Holt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아이가 한참 자동차에 빠져있을 때였다. 잠을 잘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밖에 나갈 때도 아이의 손에는 자동차가 들려져 있었다. 정말 어쩜 저렇게 자동차를 좋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자동차를 저렇게나 좋아하니 자동차에 대한 책을 사줘야겠다 싶어서 검색하던 중에 책으로 된 자동차를 찾을 수 있었다. 장남감이라고 할 수도 있고, 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책이었다. 게다가 영어로 되어 있어서 더없이 좋았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보아온 어떤 놀이책보다 더 잘 만들어진 책이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아도 쉽게 망가지지 않는 내구성이 있는 책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
역시나 아이는 이 책을 보더니 좋아라하며 장난감처럼 이 책을 가지고 놀았다. 무엇이든 한 번 빠지면 한참을 가는 우리 아니는 이 책 역시 한참동안 손에서 놓지 않았다. 아이에게 아직은 책도 장난감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퀴까지 달린 자동차 책이라니, 아이는 새 장난감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았을 것이다. 근데 문제는 너무 장난감처럼 여긴 나머지 이 책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책이자 장난감이 되는 놀이책이라는 것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했다. 내가 책으로 펼치려고 하면 안 된다고 난리를 치며 절대 못 펼치게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난 뒤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조금 뜸해졌을 때 다시 내가 이 책을 펼치자 아이는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려 하자 내 무릎에 떡 하니 앉았다. 덕분에 이제야 책 내용을 차분히 보게 된 나는 이 책이 더 마음에 들게 되었다. 장수로 치면 두께감 때문에 다른 책에 비해 월등이 적었지만, 내용면에 있어서는 적은 장수에 비해 알찬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숫자와 덧셈하기, 색깔과 신호보기, 모양과 알파벳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이야기들을 가득 담고 있었다.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집에서 학교에 가는 길에 여러 가지를 재미있게 배우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을 보며, 나는 나중에 아이와 차를 타고 가면서도 이 책의 내용처럼 많은 것들을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아이들에게는 차를 타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일일테니, 차 창문 밖으로 보는 세상은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을까 싶었다. 그것도 엄마와 함께 라면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