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리 설날은 - 설날 우리 날 그림책 3
임정진 글,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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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있을 설을 앞두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두 아이의 세배 모습이 담긴 책을 보니 참 기분이 좋았다. 2년 동안 연달아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연년생을 낳아 기르다보니, 요 몇년간 명절에도 시골에 있는 시댁을 찾아가지 못했었다. 그래서 이번 설만큼은 꼭 두 아이들을 데리고 시골 어머니댁에 찾아뵈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설은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설이었다. 온 가족이 함께 보내는 설이 될 테니 말이다.

 

이 책을 보며 난 조금이나마 비슷했던 어린 시절의 명절을 떠올렸다. 윷놀이도 하고, 떡국도 먹고, 세배도 했던 어린 시절을 말이다. 헌데 우리 친정에서는 이런 설을 보낸지 한참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제사상을 차리지 않고 추도식을 지내는 우리 친정인지라 명절이라고 특별한 음식을 하지 않았다. 그저 잔치음식을 차리거나 특별음식을 정해 해먹거나 다같이 외식을 하거나 했다. 그래서 우리 친정에서는 명절이라고 더 분주하고 한 것 없이 가족끼리 모이는 시간으로 여기고 함께 하곤 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야 시댁에서 제사상을 처음 차려보게 되었다. 전도 부치고, 나물도 무치고 하는 다채로운 명절 음식도 먹어보고 말이다. 조금은 이 책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전통 설을 보내며 명절 기분을 내게 되었다. 한편으론 분주한 명절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많지 않은 식구들이 모여서 드리는 명절이라 그저 가족모임 정도로 여기게 되었다. 전통 설 기분도 내보고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전통적인 스타일로 보내는 명절은 아이들에게 주는 좋은 선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우리 친정처럼 명절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간편하게 보내는 집들이 많다. 현대적인 스타일로 보내면 주부들은 전보다 편해질지 모르지만, 그러면 아이들은 우리네 전통 명절을 책으로만 보고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부터 우리는 비싼 입장료를 주며 전통 명절 체험학습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보다는 명절을 하나의 체험학습이다 여기고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만의 설을 이번 설에는 아이들에게 경험시켜주고 싶다. 맛있는 명절 음식을 함께 만들면서 말이다. 그리고 설 시골집에 가기 전에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우리 설날에 대해 알려줘야겠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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