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화가 나 - 감정을 잘 표현하게 도와주는 책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16
박혜선 지음, 권송이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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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나는 참 신기하고 새로웠다. 내가 어렸을 때랑 지금은 확실히 다른 시대라는 걸 이 책을 보며 더 느끼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다른 사람을 돕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을 미덕이라 여기고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곧 바른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이라 여겼었다. 그래서 나 역시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었다. 내가 어렸을 때 읽던 책들은 대부분 착한 사람은 언젠가 복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룰 정도였다.

 

하지만 어느덧 시대가 변해 이제는 더 이상 착한 사람이 바른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무조건 참고, 양보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화가 날 땐 예의 있게 화도 내가며 자신의 감정을 당당하게 표현하라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이 훌륭한 것이니까 말이다. 싫은 것은 싫다, 좋은 것은 좋다라고 말하는 것.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무조건 숨기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내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책을 봤다면 나의 감정 표현에 더 많은 도움이 되었을 듯하다. 나 역시 수빈이처럼 감정 표현이 서투른 편이었다. 그런데다가 수줍음 많은 성격과 착한 사람이 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나 역시 수빈이처럼 나의 감정을 뒤로 한 채 참고 양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었다. 그러다보니 수빈이처럼 착한 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고, 그 별명 때문에 나의 감정은 더 꽁꽁 숨긴 채 착한 아이로 살기 위해 노력했다.

 

헌데 그것은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나에게 큰 괴리감을 가져다주었다.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땐 어렸을 때처럼 착한 사람이 바른 사람이라기보다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자신의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바보로 말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착한 사람을 이용하기 편하고 좋은 상대로 대하고 여겼다. 그러면서 착한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면서 난 참 혼란스러웠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난 그동안 혼란스러웠던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내가 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내 감정을 모르고 나를 함부로 대하게 된다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 책은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요즘 시대에 맞는 감정 표현을 알려주고 있었다. 감정을 잘 표현하게 도와주는 책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해본다. ‘착하다는 말을 듣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화가 날 땐 화를 내도 된다’고 말이다.

 

참으면 싸움도 평화적으로 끝이 나지요. 양보하면 서로가 웃는 얼굴이 되기도 해요. ‘참다’와 ‘양보’라는 말은 참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신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무조건 참는다는 건 좋지 않아요.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무조건 양보하고 배려하다 보면 남들에게 내가 가진 기회와 권리조차도 무시당할 수 있어요.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떤 친구들인가요? 저는 여러분들이 남을 배려할 줄 알 되, 당당한 어린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참을 땐 참지만 화를 낼 땐 화를 낼 줄 아는 아이, 양보할 땐 양보하지만 자기 생각을 펼칠 땐 자신감 있는 아이, 당당하게 참을 줄 알고, 당당하게 양보할 줄 알며, 당당하게 화를 낼 줄 아는 어린이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 <부글부글 화가 나> 작가의 말 중에서 -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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