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베개 어디 있어? 그림책 도서관
하나야마 가즈미 글.그림, 김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는 내내 웃음이 났다. 애착을 갖는 물건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탁이가 꼭 우리 아이 같았기 때문이다. 베개에 유독 애착을 갖는 탁이와 달리 우리 아이는 요즘 조그마한 자동차에 애착을 갖고 있다. 좀더 어렸을 때는 동그란 작은 숟가락에 애착을 갖았었는데, 크면서 조금씩 달라지더니 요즘은 자그마한 소방차를 한 손에 꼭 쥐고 다닌다. 종류는 달라져도 달라지지 않는 것은 애착품의 크기다. 손에 꼭 잡히는 맛에 더 좋은 건지, 언제나 자기 손에 꼭 쥘 수 있는 물건에 애착을 가졌다.

 

그래서 그걸 항상 들고 다니는 건 물론, 어딜 나갈 때도 한 손에 꼭 쥐고 다니곤 했다. 그리고 탁이처럼 잠 잘 때도 당연히 자기 손에 있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가끔씩 어딘가 놔두고는 나보고 내놓으라고 난리를 칠 때이다. 다른 거 가지고 노느라 어딘가에 놔두고 신나게 놀다가 자기도 까먹어 놓고는,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 말이다. 그래도 여기저기 찾아서 겨우 찾아서 주면 조용해지는 우리 아이. 그래서 난 우리 아이가 자기의 애착품을 어딘가에 놓으면 봐놨다가 얼른 챙겨놓는다. 언제든 아이가 찾으면 바로 내줄 수 있도록 말이다.

 

요즘에야 소방차에 관심이 많아서 소방차를 애착품으로 항상 들고 다닌다지만, 어릴 때는 숟가락을 왜 그렇게 들고 다녔나 싶다. 숟가락질을 할 때도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손에 쥐는 맛이 좋아서 그런 걸까? 아니면 너무 일찍 동생을 봐서 알게 모르게 애정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 아이의 마음이 궁금하기도 하고 조금 걱정도 되었었는데, 탁이를 보니 우리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닌 듯 싶어 조금 안심이 되었다.

 

오늘도 역시나 자그마한 소방차를 손에 꼭 쥐고 잠들어 있는 우리 아이. 아이를 보면서 탁이처럼 꿈 속에서 소방차와 만나서 신나는 여행을 하나 싶었다. 눈을 뜨면 또 소방차를 손에 쥐고 여기저기 뛰어다닐 우리 아이. 우리 아이에게 무한 사랑과 관심을 받는 소방차가 조금 부럽게도 느껴졌다. 그리고 그 소방차로 인해 우리 아이의 관심에서 멀어진 숟가락과 다른 자동차들이 조금 안쓰럽게 여겨졌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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