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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 - 주체적인 삶을 위한 창조여행
양허용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표지만 봤을 때는 재미있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 같았다. 책 속의 이야기는 여행은 여행이지만,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 아닌 우리가 시간을 타고 떠나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였다. 바로 우리들의 인생이라는 여행. 때론 재미있을 수도, 또 때론 어려울 수도 있는 쉽고도 힘든 여행에 관한..
Target, 목표를 설정하라.
Roadmap, 마일스톤을 정하라.
Implementation Plan, 실행계획을 수립하라.
Perfection of Vision Structure, 비전체계도를 완성하라.
- <트립> 중에서 -
이 책의 주인공인 마흔 살의 회사원. 어느 날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지만, 해고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기계발전문가로 재도약을 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어찌 보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가 뻔하지 않은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정 누구만이 아닌, 누구에게나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도 여러 가지의 길 놓고 고민하던 중 내 길을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었다. 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 좀 더 깊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전보다 더 구체적인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
단 몇 시간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도 목적지를 정하고 떠나기 마련이것만, 많은 이들이 수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떠나는 인생을 목적지도 없이 흐르는 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태어나자마자 인생의 목적을 정해져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는 20년이라는 숙련기간을 통해 인생의 목적을 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하지만 그 기간을 유용하게 활용해 확실한 목적을 정해놓고 인생을 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서른이 지나서도, 마흔이 지나서도 이 인생의 목적을 놓고 고민하는 이들이 많은 걸 보면 말이다. 나 역시도..
이 책을 단 한 사람에게 권한다면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은 해고를 앞둔 마흔 살의 회사원에게 권하겠다. 하지만 이 책은 미래를 고민하는 십대에게도, 취업을 앞 둔 이십대에게도, 회사생활이 힘겨운 삼십대에게도 모두 권할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인생의 목적을 찾고, 인생의 목적지를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 끝나는 책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 책을 들쳐보며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방법대로 자신의 인생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침서와도 같았다.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계속 회사에 남아 있는 것 아닌가요? 저는 비유가 너무 심해서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누군가 그런 농담을 하더라고요. 회사원들은 마약 중독자와 비슷하다고요. 한 달에 한 번씩 주는 월급이라는 마약 맛에 빠져서 헤어나질 못한다는 거죠. 가끔씩 보너스라는 강력한 마약을 맞기라도 할라치면 더욱 그 맛에 빠져들어 헤어나질 못한다고요. 그렇게 마약에 취해 살다 보면 자기 꿈이고 뭐고 다 잊어버린 채 남이 시키는 대로만 살아가게 되는 거죠.”
“마약 중독자라? 좀 과격한 비유인 것 같기는 해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는 얘기이긴 하네요.”
- <트립> p55 중에서 -
“부정적 사고, 의심, 두려움, 포기 같은 부정적 요소들은 찰거머리 같다는 거야. 아무리 떼어내려고 해도 떨어지지 않고 달라붙는다는 거지. 이 부정적 요소들이 바로 그런 특성을 지니고 있네. 이것들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생격나고 아무리 떼어내려고 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네. 게다가 더욱 나쁜 것은 이 요소들이 마치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 당긴다는 거야. 부정적 사고는 의심을 불러 들이고 의심은 또 두려움을 불러 들이고 두려움은 포기를 끌어들여 한 집에서 생활하려고 하지. 그래서 사람들이 이들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거야.
반면에 긍정적인 요소들, 다시 말해서 긍정적 사고, 믿음, 용기, 열정, 도전 등은 미꾸라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네. 자네 미꾸라지 잡아봤나? 그래. 미꾸라지는 잡기가 쉽지 않지. 아주 노력하지 않고서는 쉽게 잡을 수가 없다네. 일단 손 안에 잡았다고 해도 놓치지 않고 오래 잡고 있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야. 그래서 그것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특별히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네. 게다가 이 녀석들은 너무 잘나서 서로 뭉쳐 다니질 않는다네. 하나하나 불러 모아 내 것으로 만들기가 정말 쉽지 않지. 하지만 정말 다행인 것은 이 녀석들이 모두 모이게 되면 엄청난 상승 효과가 있다는 거야.“
“긍정적 사고가 물리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없다네. 그러나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강한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장애물들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힘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중요한 거야. 물론 힘들 거야. 하지만 자신의 태도를 조금만 바꿈으로 해서 새로운 인생을 멋지게 시작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멋진 일 아닌가?”
- <트립> p128 중에서 -
인생의 목적을 정해 놓고도 주저하게 되는 것은 저자의 말처럼 찰거머리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 때문이다. 그리고 미꾸라지처럼 자꾸만 빠져나가려는 긍정적인 요소들을 가슴 속에 오랫동안 붙잡아두기가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이다. 갑자기 모든 걸 바꾸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부정적 요소들로만 채워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긍정적인 요소들로 채워진 선순환으로 들어서기만 하면 그 다음에는 훨씬 수월해지지 않을까. 인생은 말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걸 기억하며 말이다.
“몇 개월을 그렇게 폐인처럼 지내다시피 했는데 어느 날 아주 우연히 어떤 분을 만나게 됐어요. 그 분께서 이런 얘기를 들려 주시더군요. 이스라엘의 다윗 왕이 어느 날 궁중의 보석 세공사를 불러 지시를 내렸답니다. ‘내가 항상 지니고 다닐만한 반지를 하나 만들고 그 반지에 글귀를 새겨 오너라. 그 글귀는, 내가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위대한 일을 이루었을 때 우쭐해지지 않고 겸손해질 수 있어야 하고, 또 견디기 힘든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를 주는 지혜로운 것이어야 한다.’ 세공사는 정성을 다해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반지에 새겨 넣을 글귀가 떠오르지 않았답니다.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자 하는 수 없이 세공사는 지혜롭기로 소문난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답니다. 한참을 생각하던 솔로몬 왕자가 이렇게 말했다네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새겨 넣으세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머리 속에 환한 빛이 비추는 것 같았어요. 마치 두껍게 깔린 구름을 뚫고 햇살 한 줄기가 비추는 것처럼 말이죠. 짧지만 얼마나 대단한 말인가요. 아무리 슬프고 힘든 순간에 놓일지라도 지나고 나면 이겨낼 수 있는 일이고, 그 반대로 아무리 즐겁고 행복한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일이 될 뿐이니 늘 겸손하면서도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겠죠.”
- <트립> p156 중에서 -
나 역시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머리 속히 환해지는 것 같았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기쁠 때도, 힘들 때도 보며 겸손과 용기,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싶었다. 나는 이 문장을 바로 적어다가 화장실 거울에다가 붙여놓았다. 이 문장의 뜻이 너무 좋아 찾아보니 이 문장을 제목으로 한 시도 있었다. 랜터 윌슨 스미스라는 시인이 쓴 시였는데, 그 시도 화장실 한 쪽에 적어놓았다.
제목.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지은이. 랜터 윌슨 스미스
거대한 슬픔이 노도의 강처럼
평화를 파괴하는 힘으로 그대의 삶으로 쳐들어오고
소중한 것들이 눈 앞에서 영원히 사라져 갈 때
매 힘든 순간마다 그대의 마음에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고
끊임없는 근심이 즐거운 노래를 들리지 않게 하고
피곤에 지쳐 기도조차 할 수 없을 때
이 진실의 말이 당신 마음의 슬픔을 줄여주고
힘든 나날의 무거운 짐들의 무게를 가볍게 하도록 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근심걱정 없는 나날이
환희와 기쁨으로 다가올 때
그대가 세속적인 보물들에만 안주하지 않도록
이 진실의 말을 그대의 마음에 깊이 새겨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정직한 노동이 그대에게 명성과 영광을 가져오고
지상의 모든 숭고한 이들이 그대에게 미소 지을 때
삶의 가장 길고 장대한 이야기도
이 세상사에서는 짧은 한 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