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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간의 아름다운 여행 - 실크로드, 동북아 편 ㅣ 한 달 간의 아름다운 여행
김종년 지음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05년 5월
평점 :
언제나 오지로 장기 배낭 여행을 떠나시는 우리 부모님. 이번 여름에는 실크로드로 떠나신다고 한다. 그런데 실크로드 여행길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일 어려운 길로 가려고 하다 보니, 인터넷에도 정보가 많이 없다고 하셨던 것이 문득 생각났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가시는 실크로드 여행길에 관한 책이 있나 찾던 중에 이 책을 찾게 되었다.
근데 처음에는 주문하기가 좀 꺼려졌었다. 인터넷으로만 보고 사자니, 이 책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었다. 실크로드가 많은 이들이 가는 여행지는 아니어서 그런지 이 책에 대한 평도 별로 없었고, 이 책은 미리보기도 되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표지가 끌리지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심플해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색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아주 오래된 책처럼 보였다. 그래서 책 내용도 너무 옛날 것처럼 되어있어서 사진도 전혀 없이 글자로만 되어있거나, 사진이 있더라도 흑백사진으로만 들어가 있어나 하지 않을까 싶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주문하게 된 책 <한 달 간의 아름다운 여행 (실크로드.동북아편)>. 생각보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은 책이었다. 우선은 우리 부모님이 가시려는 실크로드 여행길과 비슷했고, 책 구성이 깔끔하고 잘 되어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들어있는 사진도 칼라사진이었다. 표지가 주었던 느낌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이었다. 표지색이 황토 빛나는 오렌지색이 아니라, 좀 더 산뜻한 오렌지색이었다면 어떨까 싶다. 그렇다면 이 책을 주문할 때 조금은 덜 망설였을 텐데 말이다.
부모님께 드리기 위해 샀지만, 이왕 산 거 드리기 전에 한번 읽어보고 그려야지 싶었다. 부모님이 어떤 여행을 하시게 될 지 궁금하기도 했고 해서 말이다. 헌데 역시나 좀 위험하고, 좀 힘들어보였다. 오지로의 배낭여행이 쉽고 재미있기만 할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배낭여행 치고도 좀 위험하게 느껴졌다. 가장 큰 것은 테러가 발생하는 파키스탄을 지나는 여행길이니 더더욱 그랬다. 찾아보니 파키스탄은 지금 여행제한 지역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파키스탄 여행 당시 호위경찰과 함께 여행을 했다고 하니 말이다.
가끔 기행기 같은 책을 보다보면, 너무 뻔하거나 너무 감상적이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헌데 이 책은 적절한 정보와 감상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갔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정보들, 그곳에 가야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참 좋았다. 우리 부모님도 이 책을 보시고 여행길에 오르신다면 여행지에 가서도 덜 당황하실 수 있으실 것 같았다. 게다가 중간중간 여행기에 대해 궁금해 할 만 한 나라에 대한 정보도 따로 알려주고 있는 것도 참 좋았다. 책을 읽다가 한번 찾아보고 싶어지는 것들을 미리 알려주니 말이다.
실크로드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만한 책이었다. 여행에 대해 두루뭉실하게 풀어 쓴 책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서 겪은 일들을 구체적으로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 책을 읽는 동안 꼭 저자를 앞에 두고 여행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 한 기분이었다. 언젠간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그리고 우리 부모님처럼 실크로드로 여행을 떠날 날이 있겠지..?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