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그림책 보물창고 55
로버트 브라우닝 지음, 케이트 그리너웨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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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들어서 익숙한 <피리 부는 사나이>였지만, 정작 그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언젠가 읽어 본 것 같기는 한데 말이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게 된 <피리 부는 사나이> 속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나에게 조금 무섭게 다가왔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약속을 어기는 사람에게는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냉정했다.

 

독일의 작은 도시 하멜른이 쥐 때문에 위기에 처해있을 때 떡 하니 나타난 피리 부는 사나이. 쥐를 없애주는 대신 천 냥을 달라고 했고, 하멜른의 시장은 천 냥이 아니라 오만 냥이라도 줄 수 있다며 피리 부는 사나이와 약속을 했다. 하지만 쥐가 사라지자 언제 약속을 했냐는 듯 천 냥은 커녕 그에 반에 반도 안 되는 오십 냥만 주겠다며 피리 부는 사나이를 기만했다.

 

화가 난 피리 부는 사나이는 시장에게 경고를 한 뒤 바로 하멜른에 응징을 했다. 그의 응징은 하멜른에 있는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하멜른을 떠나버린 것이다. 약속을 지키기 않은 시장의 잘못이 크기는 했지만, 어린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아이들을 부모에게서 떠나게 하나 싶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갈 것이 아니라, 하멜른 마을사람들을 괴롭혔던 쥐 같은 생물을 다시 하멜른에 불러들여서 시장이 그를 다시 찾게 한 뒤 원하는 값을 받지 말이다.

 

하지만 피리 부는 사나이는 돈보다 약속이 더 중요했고,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응징이 더 중요했는지. 시장에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더는 주지 않았고, 그저 약속의 소중함만을 각인시킨 채 하멜른을 떠나버리고 말았다. 그런 그를 보면서 난 과연 약속을 잘 지키고 있나 돌아보게 되었다. 하멜른의 시장처럼 약속을 쉽게 저버리지 않는지도 되짚어 보고 말이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난 하멜른이라는 도시가 정말 독일에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독일에는 하멜른이라는 도시가 있었을 뿐 아니라, 이야기 내용처럼 도시를 꾸며서 마을 전체가 관광 명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 속의 이야기는 아주 허구가 아니라, 하멜른의 쥐떼 소탕과 하멜른 아이들의 실종 사건에 대한 전설을 담고 있는 거라는 것도. 또 실제로 하멜른에서는 책에 나온 것처럼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사라진 곳을 ‘피리 부는 사나이의 거리’라고 부르며, 이 거리에서는 노래와 춤을 금하고 있다고 했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통해 알게 된 독일의 하멜른은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였다. 나중에 꼭 한번 찾아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하멜른에 가서 ‘피리 부는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약속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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