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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난 날, 엄마도 다시 태어났단다
뱅상 퀴벨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샤를 뒤테르트르 그림 / 비룡소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정말 그랬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나도 다시 태어났다. 단지 엄마라는 호칭만 생긴 것이 아니라, 이전과는 다른 삶과 세상이 내 앞에 펼쳐졌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삶이었다. 많은 것들이 달라졌고, 그에 따라 나도 많이 변하게 되었다. 아기가 태어남으로 해서 갖게 된 엄마라는 호칭에 적응 될수록, 난 나의 달라진 삶 또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비로소 여자가 아닌 엄마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이 책은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엄마 품에 안기는 순간부터 아이가 엄마가 되어 자신의 아기를 안는 순간까지를 담고 있었다. 자신이 태어났던 것처럼 한 생명을 안게 된, 이제는 커버린 아기. 그 아기의 모습이 난 낯설지가 않았다. 바로 그 모습이 내 모습이었으니까. 나도 분명 ‘응애’하고 태어나 엄마 품에 안겼을 텐데, 어느새 자라 이렇게 내 아기를 품에 안고 있으니 말이다. 내 아기도 언젠가 커서 부모가 되어 나처럼 자신의 아기를 품에 안으며 '나도 이랬을까', '나도 이랬던 적이 있을까' 하고 있을 날이 오겠지.
우리 부모님이 그러셨듯 우리도 우리의 아기를 낳아서 기르고, 우리 아기도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아기를 낳아서 기를 것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의 도돌이표. 이 책 역시 절대 끝나지 않는, 절대 끊어질 수 없는 인간의 삶을 담은 책이었다. 한 권의 책으로 담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복잡한 인간의 삶을 이 책은 짤막한 이야기와 간단한 그림만으로 너무나 쉽게 담아내고 있었다.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