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둥둥아기그림책 4
문승연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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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 그림책은 빨리 보려면 정말 빨리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림으로 가득 찬 곳에 글씨라곤 몇 자 안되니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 그림책을 제대로 보려면 어른들 책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빈 여백만큼, 부족한 글자만큼 상상으로 채워가며 읽어야 하니까.

 

상상으로 읽는 그림책을 읽으며 난 다시 아이와 같은 마음이 되었다. 나비를 찾기 위해 야옹야옹 하며 따라가는 고양이, 고양이가 찾으면 숨기 위해 팔랑팔랑 도망가는 나비. 고양이도 되었다 나비도 되었다 하는 사이, 어느새 내 입가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아직은 상상이 부족한 탓에 생각보다 너무 빨리 이야기가 끝나버렸다. 그것이 못내 아쉬워서 다시 천천히 읽었다. 한장, 한장 다시 책장을 넘기며, 다시 나비를 찾았다. 커튼 무늬에서 나비를 찾고, 꽃에서 나비를 찾고, 장식 비둘기에서 나비를 찾고, 또 고양이에게서 나비를 찾으며 말이다. 그러다 이젠 책 속이 아닌 내 옆에 그리고 내 주변에 숨어 있는 나비를 찾게 되었다.

 

그렇게 나 역시 고양이가 되어 아이와 함께 나비 찾기를 반복하다보니, 나비 찾기는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가 되었다. 그리고 좀 더 발전해 아이 몰래 책 속에 나온 나비를 만들어 집 안 곳곳에 숨겨놓았다. 그리고 숨겨진 나비를 찾으며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이의 늘어난 웃음만큼 내 상상도 훌쩍 커지고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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