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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 교수의 세계기행 1 - 아시아.아메리카
이원복 지음 / 사랑의학교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여행도 해보던 사람이 한다고, 그동안은 여행에 목숨 거는 친구들을 보면서 저렇게 여행이 좋을까 싶었다. 하지만 약 1년 동안 해외에 머물며 이곳저곳 여행을 하고나자, 나 역시 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내 마음과 머리 속 깊이 각인 시킬 수 있었다. 국내든 해외든 유명 여행지를 가보면 평소에 사진이나 영상으로 본 그대로의 것들을 보게 된다. 어쩔 땐 사진이나 영상으로 본 것보다 내가 여행지에서 본 것이 훨씬 더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봤을 때의 감흥은 훨씬 클 뿐 아니라, 평생 잊지 못 할 추억을 안겨 준다. 그렇기에 요즘처럼 모든 걸 집 안에 앉아서 TV나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시대에 살면서도 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가며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 일테다. 오죽 했으면 그 옛날부터 이런 말이 있었을까. ‘천 마디의 말보다 한 번 보는 게 더 낫다'
난 기본적으로 그림이든 음악이든 그냥 내가 순수하게 느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리고 여행도. 하지만 요즘 들어 점점 드는 생각은 순수한 첫 만남을 갖는 것도 좋지만, 사전 지식이 있을 때 더 깊이 있는 교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찾은 나라에 대한 역사나 문화를 알고 있을 때 그 나라 사람에 대한 이해나 그곳에서 만나는 기념물이나 건축물 같은 것들에 대한 감흥을 더 높일 수 있지 않겠는가. 내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 와서 꽃이 되어준 김춘추의 꽃처럼,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은 내가 그에 대한 걸 알고 봤을 때 그것들은 나에게 훨씬 더 큰 감흥으로 다가와 주었다.
여행지를 떠나기 전 비행기 표를 구하고 숙소를 구하고 하면서 당연히 어디를 갈지 고심하며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곤 한다. 하지만 여행지를 떠나기 전 일정을 짜고 짐을 싸고 하다보면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간단한 명소 정보에 국한되어 버리기 마련이다. 그럴 때 그 곳에 대한 간단한 역사와 문화를 정말 금방 그리고 재미있게 보기에 이만한 책은 없는 것 같다. 이미 ‘먼나라 이웃나라’ 뿐 아니라 그 밖에 많은 역사 만화로 만나본 이원복 교수님의 책이지만,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한 이들에게 223페이지 밖에 안 되는 세계 이야기는 정말이지 시험전날 보는 요점정리책이나 마찬가지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각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각 나라에 대한 기본 정보로 지도 속 위치나 나라 모양, 국기, 전통의상이 칼라로 나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싶었다. 물론 공부하는 마음으로 본다면 직접 세계 지도를 뒤적거리며 찾아봐야 하겠지만, 독자편에 서서 좀 더 독자의 편의를 봐준다면 말이다.
이원복 교수님의 책은 아직 어릴 때 봤던 ‘먼나라 이웃나라’가 다였는데,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시간 동안 교수님의 책은 참 많이 늘어나 있었다. ‘와인의 세계 세계의와인’은 정말 꼭 보고 싶다. 이원복 교수님과 떠나는 와인 여행도 참 멋질 듯~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