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메르의 야망과 비밀
다니엘 아라스 지음, 강성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반부보다 후반부로 갈 수록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던 책이다.

 

처음엔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으로 베르메르의 작품을 분석해 들어가는 게 색달랐지만, 같은 작품에 대해 비슷한 분석을 계속 해나가자 약간의 지루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대화를 할 때 똑같은 말은 반복하면 재미없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전반부에 썼던 한 문단을 후반부에서 그대로 쓴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처음엔 어디서 본 글인데 싶어서 책을 뒤적여서 보니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아서 뭐지 싶었다.

 

베르메르의 야망과 비밀이라는 제목을 보고 뭔가 재미있는 비밀을 폭로해주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저자는 어느 것 하나 자신있게 폭로해주지 않았고, '단정을 내릴 수 없다'라든지, '옳은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라든지, '미스테리로 남겨진다'라든지.. 시원하게 말해줄 줄 알았는데 어느 것 하나 깔끔한 마무리가 없었다. 이것저것 이야기는 잔뜩 풀어놓고 나서 마지막에 가서 책임을 회피하는 느낌이 들어 책을 읽을 수록 저자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이 스물스물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여느 이론서 못지 않는 분석적인 시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논문을 읽는 것처럼 딱딱해서 읽기는 힘들었지만 베르메르의 작품을 해부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베르나르의 작품과 동시대의 다른 화가들의 작품을 직접 보여주면서 분석을 해줬기 때문에 베르메르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었다.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공부한다 생각하고 읽기엔 괜찮았던 책.

 

 

 

- 연필과 지우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