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어빙 스톤 지음, 최승자 옮김 / 청미래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고흐는 나에게 너무나 유명한 화가이고, 대단한 화가이것만 그는 생전에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말았다. 이전까진 옛날 화가들의 인생이 그렇지 뭐 싶었다. 화가가 죽은 다음에야 작품 값이 뛰고, 후세에 와서야 그 실력을 인정받고.. 지금 대가로 칭송받는 대부분의 옛화가들의 인생이 원래 그렇지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만난 고흐의 인생은 너무나 기구했다. 무엇보다 고흐는 지독히도 외로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한 사랑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가 너무나 불쌍했고, 언제나 무조건적인 사랑만을 주고 또 언제나 버림만 받은 그가 너무 안타까웠다.매번 자신의 마음을 나누어 주며 자신의 사랑을 퍼주는 그의 모습은 참 외로워보였다. 마치 애정결핍에 걸린 아이 마냥 작은 마음만 받아도 자신의 온 사랑을 쏟아부으며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은... 그저 단 하나의 사랑만을 원했지만 그 단 하나의 사랑조차 얻지 못한 고흐. 그는 고독한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놀랐던 건 그가 탄광에서 목회활동을 했던 사실이다. 워낙 유명한 존재이기에 그의 탄생과 이력, 그림, 죽음 등은 몇번 들어봤지만 그가 탄광에서 있었던 일은 내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게 해 준 고흐에겐 그 탄광에서 있었던 시절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우리는 고흐의 작품하면 이글거리는 듯한 해바라기나 몽환적인 밤하늘 풍경이나 동화같은 사이프러스를 떠올리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 시절의 그림만큼 중요한 건 없을 것같다. 물론 나도 그동안은 전시회에 가면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유명한 그림만을 좀더 눈여겨 보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현세에 잘 알려진 그림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흐의 그림들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예전에 전시회가서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에이 뭐 이런 걸 전시했나 흉봤던 그런 그림들이 말이다.  누군가 한 사람을 제대로 알고 이해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 같다. 고흐가 생전에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했던 것처럼 고흐를 그저 그림에 미친 화가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들여다 보고 잠시나마 그가 되어 그의 삶을 살아본다면 그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도 우리처럼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 죽을만큼 힘들어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며 고민하기도 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워 도와주기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노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말이다. 단지 우리와 다른 것이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단 한가지를 위해 살 수 있는 용기이다.

 

고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나는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진짜 고흐를 만날 수 있다고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