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옹이와 흰둥이 1 ㅣ 야옹이와 흰둥이 1
윤필 글 그림 / 길찾기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야옹이와 흰둥이 보면서, 무작정 그 친구들을 귀여워하고
그 친구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욕할 수는 없었다.
사실 현실에서는 길냥이나 유기강아지들은 자신의 몸도 건사할 수 없는
사회적 최약층이며 주인을 위해 빚을 갚을 수 있을만큼 빠릿빠릿하지도 않다.
농담 아니고,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야옹이와 흰둥이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면
내가 이들의 이야기를 읽어주지 않았을 것 같다.
야옹이와 흰둥이의 눈을 통해서 바라본 사회가
얼마나 참혹하고 냉정한지 알게된 건,
내게 짊어져있던 짐을 벗어던져 버리고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 이렇게 힘든데, 야옹이 흰둥이까지 먹여 살리는 거 너무 힘들어!.'
라는 시점이었다면 마음이 딱딱해졌을 수도 있었을텐데....
그만큼 난 이기적인 사람이다.
노점상을 철거하는 상황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이 하는 말은 꼭 내 생각인 것 같아서 참 많이 부끄러웠다.
내 할 일만 잘하면 언젠가는 내게 쥐어진 짐도 조금은 가벼워질 거라는 생각,
열심히 사는데 괜히 야옹이와 흰둥이 같이 힘든 사람들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생각.
그 생각 모두 거짓말이었다.
어쩐지 해가 갈수록 의식수준이 역행하는 것 같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같이 더불어 잘 살아가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안아주는 방향으로 나가야할텐데
어떻게 된 게 더불어 잘 살아갈 생각은 않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만 커져가는 것 같다.
결국 스스로의 행복을 빼앗아 버리는 것은 아닐까.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다.
내게도 너에게도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따뜻한 온정을 가지고 있음을 믿는다.
다만, 우리가 너무 힘든 거다.
우리 모두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