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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이터널 선샤인 : 렌티큘러 스틸북 한정판
미셸 공드리 감독, 짐 캐리 외 출연 / 더블루(The Blu)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이터널 선샤인이 개봉됐을 때가 스무살 무렵이었던 것 같다. 그 때는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그런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에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좋은 영화가 객관적으로도 좋은 영화였는지 몇 일 전부터 재상영을 하고 있었다. 잉여롭고 한가한 요즘인지라 늦은 오후에도 언제든지 영화를 볼 수 있었기에 내 쪼꼬미(?) 덤블린을 타고 아트3관이 잇는 영화관에 도착해 감상했다. 어쩐지 민낯의 '나'가 영화관에 들어가 진심 어린 마음으로 감상을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다보니 괜히 설레었고...
물론, 혼.자.서.
늦지 않게 도착한 상영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한 손에 들고 탄산음료는 거치대에 걸어놓으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광고가 끝나고 몇 초간 영화관은 암전이 되다가 밝은 빛을 부스스하게 비추며 조엘이 나왔다.
조엘은 취향도 성격도 다른 여자와 애틋하게 사랑하다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결국 오게 되는 권태로운 생활에 빠져 회의감을 느낀다. 결국 클레멘타인도 이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질려버리는 걸까... 하는 중요하다면 중요한 갈등을 느끼다가, 급기야 클레멘타인의 매력적이었던 그 말들 조차도 여성지에 나올 법한 조잡하고 틀에 박힌 멘트라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우리는 전혀 운명이 아니었구나..'하는 시점. 사랑이 결코 위대해보이지 않은 시점. 이런 때가 오면 엄청 절망스럽겠지? 아마.
영화가 끝나갈 무렵 기분이 몹시 우울했다. 그리고 울고 싶어졌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날 사랑하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환멸을 느껴서 기억을 지웠음에도 다시 사랑하게 되는 마지막 장면은 어쩐지 슬퍼지기만 했다. (결국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전 여친이랑 이어지겠지...ㅠ_ㅠ) 조엘이 스스로 기억을 조작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우려고 애쓰는 게 왠지 전남친과 오버랩돼서 짜증났다.ㅎㅎㅎ 결국 사랑은 불가항력적인 건가보다. 어휴.. 결국 운명은 있는 거야. 뭔가 멋지게 글 쓰지 못한 이 상황조차도 비참하다.
짜. 증. 나.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