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 비디오테이프 1개 - 우리말녹음
장 지오노 원작, 프레데릭 백 감독 / 성베네딕도수도원 / 198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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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내었다는 대사가 인상깊게 다가온 이 비디오는 실은 책을 먼저 접하였다. 그러나, 책이건 비디오건 실상 똑같은 감동과 느낌을 줄 뿐이었다. 어찌 생각해 보면 책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느껴지던 양치기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의 30년여 간의 나무 심기를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절대 고독의 세계속에서 정성스레 고른 100여개의 도토리를 천천히 쇠막대기로 구멍을 내어 나무 심기를 꾸준히 이행해 갔던 그 노인의 위대한 성실함과 끈기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의아했었다. 그런데, 이제 인생의 황혼의 열차를 잡아타려는 오십 오세란 나이는 그에게 시작도 끝도 아닌,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였던 것이다.

현재! 아들과 아내를 잃은 과거의 상처에 연연해 하지 않으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현재의 삶에 자신을 파묻으며 살아갔던 것이다. 나무를 심으면서....... 나무 심기를 통해 어떠한 결과나 그 결과에 대해 어떠한 만족도 기대하지 않으면서 삶의 터전인 메마른 황무지를 깊고 푸르른 거대한 숲으로 만들어갔던 것이다. 그로 인해 마을 사람들의 행복까지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이 소박하고 늙은 노인에게서 그러한 능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 비디오를 통해 창조란 오직 신만이 할 수 있다는 절대 믿음에서 벗어나 모든 인간에겐 행복을 만들어 낼 줄 아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엘제르 부피에, 그가 마을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었듯이 그는 나에게 '희망'이란 단어를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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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왈 맹자왈 1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 / 해냄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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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앞에 '어린이 동양철학'이란 전제가 붙어 있지만, 이 책은 일반 성인들이 본다해도 어려움없이 읽힐만큼 동양철학에 대해 쉽게 쓰여진 책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창작동화, 외국 세계 명작, 과학 등등에 길들여져 좀 더 독서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도 권장하여 두고 두고 읽힐 필요가 있다.

동양철학은 흔히 어렵고 고리타분한 옛 성인들의 말씀이라고 인식되어 있어선지 쉽게 접근하거나 이해하려 들지를 않는다. 그런데 이 책에선 아이들을 등장시켜 공자, 노자, 한비자, 묵자, 장자, 혜시, 공손룡 등의 옛 중국 학자와 문답식으로 대화를 나누게 하여 그들의 사상과 주장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공자의 인(仁)과 묵자의 겸애, 예(禮)에 관해 서로 의견을 달리하는 공자와 노자와의 대립, 그리고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 맹자의 왕도정치, 한비자의 법치 등등 읽는 이의 도덕관과 인생관, 더 나아가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 주는 우리 생활과 연관된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다.

철학, 동양 철학 결코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아 생활속에 그 뜻을 적용시켜 본다면 마음을 닦고, 가치관을 세워 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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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의 역사 1
존 로 타운젠드 지음 / 시공사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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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은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되었다기 보다는 어른들을 위해 쓰여진 책들이 후에 어린이 책으로 변용되어 왔다는 사실이 최근에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사실 또한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는데, 서양에서도 어린이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18세기에 들어서 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1840년 이전부터 1945년까지 서양 어린이책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해 놓은 것으로 각 시대의 특징과 그에 해당하는 작가군들의 작품 내용을 삽화와 곁들이면서 객관적인 어조로 짤막하게 논평해 놓고 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서양 어린이책 작가들의 수많은 이름들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어서 개론서로 유용할 것 같다. 또 필요한 정보만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책의 맨 끝에 찾아보기도 많이 실어 놓아 참고형 책으로 삼아도 무방하다.

서양 어린이 책의 역사의 발로라 할 수 있는 이 시기가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어린이 문학, 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가고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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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롤프 레티시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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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아니~~~카~~~'

저 멀리 말괄량이 삐삐가 이웃집 친구들 토미와 아니카를 외쳐 부르던 어린 시절 보았던 '말괄량이 삐삐'란 TV외화 시리즈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훗날 삐삐역을 맡았던 배우가 남자아이였다던지, 그 아역 배우가 사망했다던지 하는 뭇소문의 진위여부에 귀 기울이고 했던 이후로 기억속에 묻혀 있었던 이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활짝 열어젖힌 기분이다.

삐삐만큼 개성적인 이야기의 주인공도 드물다. 꼿꼿하게 땋아 양쪽으로 뻗친 갈래 머리하며, 주근깨 투성이의 장난스런 얼굴에, 말 한마리도 거뜬히 들어올릴 수 있는 차력사같은 괴이한 힘에, '닐슨씨'란 이름을 가진 원숭이 신사를 친구처럼 어른처럼 여기며 말 한마리와 함께 말 그대로 '뒤죽박죽' 별장이란 집에서 혼자 사는 씩씩한 꼬마 소녀이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삐삐를 우상처럼 여길수 밖에 없는 것은 예의와 청결과 규칙에 점점 길들여져 있어서 자유분방하고, 상상력을 실행으로 옮기는 삐삐의 충동적인 행동에 일종의 경외심을 가지고 대리만족을 느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사고를 일으킬 것 같은 삐삐의 평범하지 않은 행동엔 나름대로 이유와 규칙이 있다. 해보지 못했던 일을 하고 싶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그 일이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엔 다시 되풀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두번의 실수는 되풀이 하지 않고 스스로 반성하며 깨닫는 자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삐삐의 행동을 읽다보면 사고를 일으킬 것 같은 노파심에 초조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들이 생기고 어떻게 해결이 될까라는 기대감에 사로잡힌다. 우리 시대엔 삐삐같은 아이를 일명 '엽기 소녀'라 지칭하겠지만, 평범에서 벗어나 일탈적인 행위를 보이는 아이들을 마냥 버릇없다 생각하며,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동심에 눈높이를 맞춰 좀 더 여유와 너그러움이 담긴 부드러운 시선으로 미소를 던져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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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뒹굴며 읽는 책 2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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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은 거의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의 작품 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슈렉'에서도 수다스런 당나귀 한 마리가 등장하는데, 바로 이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책의 등장 인물, 아니 주동물도 실베스터라는 당나귀이다. 미키 마우스의 생쥐나,깜직하게 생긴 고양이,우리의 전래동화에 가끔 등장하는 충견 개처럼 아주 깜찍하거나 영리하게 생긴 동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어선지, 당나귀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약간의 실망을 금치 못하며 선뜻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는 않았다. 또한 모습은 당나귀인데, 사람처럼 옷을 입고, 직립하는 모습이라니..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윌리엄 스타이그가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라는 명성을 첫장을 넘겨 끝장까지 가는 동안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빨간 요술 조약돌을 발견한 당나귀 실베스터, 사자를 만난 순간 당황하여 움직일 수도 없는 커다란 바위로 변하게 해 달라는 엉뚱한 소원 때문에 부모님과 생이별을 하게 된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오고, 실베스터 찾기를 포기한 실베스터 부모님들은 오랜만에 소풍을 나서고 실베스터인 바로 그 바위위에 나란히 앉아서 잃어버린 아들 실베스터를 생각하며, 눈물 잠기는 두 사람.

실베스터는 부모님을 목청껏 불러도 바위가 소리를 낼 수는 없는 법. 지척에 있으면서도 아들을 알아볼 수 없는 부모님. 눈 앞에 빨간 요술 조약돌이 있어도 손에 넣지 않으면 소원을 빌 수 없어 안타까워 하는 실베스터.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기적이라도 일어나 서로 서로 알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하게 만드는 작가의 뛰어난 구성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더군다나, 빨간색 요술 조약돌이어서 실베스터의 부모님이 쉽게 발견해 바위 위에 올려 놓게 하고, 그 때 소원을 말해 당나귀로 변한 실베스터가 부모님을 만나는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반전을 연상케 한다.

나에게도 빨간 요술 조약돌이 있다면, 나도 가족의 사랑을 잃지않게 해달라고 빌어볼 수 있을까! 이 책을 비롯하여 윌리엄 스타이그의 여타의 책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생쥐와 고래(아모스와 보리스)'에서도 드러나지 않게 느껴지는 따뜻함, 보이지 않는 강함이 마음을 촉촉히 젖어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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