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토끼와 검은 토끼 딱따구리 그림책 3
가스 윌리엄스 글 그림, 강성자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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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선 연인들 사이에 마음의 선물로 인기있는 그림책이란 말에 의심치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검은 토끼와 흰 토끼가 주고 받는 반복적인 대사가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을 것 같다.

서로 좋아는 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상대방에게 고백하지 못해 고민하는 검은 토끼의 얼굴 표정과 검은 토끼의 사랑 고백에 깜짝 놀라는 흰 토끼의 표정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회색빛 톤이 이 그림책 전반의 색채를 띄고 있지만 무르익어가는 흰 토끼, 검은 토끼의 은은한 사랑을 잘 드러낸듯하다.

단순히 읽는다는 책의 용도에서 벗어나 사랑 고백에 서투른 연인들이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유용한 선물로 이보다 적당한 책은 없으리라. 또한, 아이들에겐 부모님의 연애담을 알아내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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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사토 와키코 글.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199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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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역시 그런 엄마는 힘차고 튼튼해 보였다. 눈에 보이는 것은 뭐든지 빨아버리는 깔끔한(?) 엄마의 성격, 거미줄처럼 묶여있는 빨래줄에 온갖 빨래들을 널어 놓은 후, 속이 후련하다는 엄마의 강한 멘트 한 마디. 널어 놓은 빨래를 망친 천둥 도깨비를 깨끗하게 빠는 것으로 혼내준 엄마의 너그러움. 예뻐진 천둥 도깨비의 얼굴을 보고 셀 수 없이 많은 도깨비들이 씻겨달라, 빨아달라, 예쁜 아이로 만들어 달라 아우성치는 상황에서도 일체의 동요없이 자신만만하게 빨아주리란 적극적이고 씩씩한 엄마의 모습. 이런 개성적인 엄마의 행동과 말투 때문에 깔깔거리며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빨래줄에 널여있는 온갖 빨래감들 속에 숨은 그림 찾기 하듯 다양한 물건,동물들을 찾아내며 읽은 즐거움을 안겨준다. 또, 수 백 아닌 수 천의 도깨비들 속으로 뚝뚝 하늘에서 번지점프하듯 떨어지는 도깨비들의 포즈 및 얼굴 모습 또한 아이들에겐 엄마의 뚜렷한 성격만큼 큰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우리 엄마도 빨래하는걸 좋아하시나? 라는 궁금증을 한번 쯤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정말정말 재미있고,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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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잃은 아기 참새 내 친구는 그림책
호리우치 세이치 그림, 루스 에인워스 글 / 한림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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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책을 무척 마음에 들어한다. 엄마 참새의 말을 안듣고 멀리까지 나는 연습을 했던 아기 참새가 길을 잃었다가 결국 엄마 참새를 만나 돌아가게 됐다는 단순한 스토리인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속의 무엇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일까? 아마도 '엄마 참새'를 다시 만난다는 해피엔딩의 결과에 아이들은 마음을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 참새의 행동을 자신과 동일시하여 혼자 마음대로 행동하는데 일시적 해방감을 느꼈다가, 우는 소리가 다르다고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은 다른 새들의 태도에 실망하여 더더욱 엄마 참새가 그리웠을 것이다. 땅거미가 질 무렵, 그래서 더이상 날 수도 없고, 무서움이 엄습할 때 나타난 엄마 참새를 보고 아기 참새는 엄마 참새의 따뜻한 보살핌을 절실히 느꼈나 보다.

만약 아기 참새가 엄마 참새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이들 역시 자신도 그럴 수 있을거란 생각에 이 책 뒷부분에 열광하는지도 모른다. 단순한 이야기 전개속에 분명한 메세지와 강한 감동이 들어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종종 뻔한 결말에 안도의 한숨과 가슴 떨림을 느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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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네 집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
권윤덕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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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는 어릴 적부터 아파트라는 건물에 살고도 남았을 법한 여전히 젊은(?) 세대지만, 권윤덕님이 만든 '만희네 집' 을 보고 있노라면 결코 현대적이지도, 그렇다면 구식이지도 않은 이 책 안의 세세한 집구조 및 모습들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이런 구조와 분위기인 나의 집을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결혼하면 분가하는 것이 추세인 요즘에 좁은 연립 주택에서 만희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단독주택으로 들어가기 위해 이삿짐을 싸는 만희와 만희 엄마의 모습이 이 책의 첫 장면이다. 만희네 연립 주택과 이사갈 집까지 연결되어 있는 약도는 아이들 손길을 따라 옮기어져 갈 수 있게 그려져 있어 거리상 그 길이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해놓았다. 이제는 만희네 집이 된 할아버지,할머니 집은 온갖 꽃들과 몇 마리의 개들도 집 울타리 안 풍경속의 하나이다.

1층엔 너른 마당과 화단, 오래된 자개농이 들여져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방, 개들도 냄새를 좇아 들어오고 싶어하는 개조된 입식 부엌이 있고 마루까지 각종 장난감을 어질러 놓고 놀고 있는 만희의 방,살림만 들여져 있는 작은 방, 울긋불긋 옛날 타일을 깔아놓은 욕실겸 화장실이 1층의 방 구조이다.

또, 지금은 거의 사라진 뒷마당에 광과 장독대가 있어 이 집의 건평은 상당하리란 생각을 더해준다. 2층은 욕실 곁에 나 있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게 되어 있지만, 아빠 서재로 쓰이는 방 달랑 하나라 옥상이라 부른다. 옥상엔 할아버지께서 가꾸시는 작은 야채밭이 있고, 젖은 빨래가 바짝 마르도록 빨래줄이 옥상 한 쪽에 걸려있어 만희는 널려있는 이불 사이로 헤엄쳐 돌아다닌다.

만희네와 똑같은 구조의 집에서 살아보진 않았지만, 이불에서 나는 햇빛냄새에 포근함을 느끼며 편안히 잠든 만희의 모습을 보니, 비슷한 경험 때문에 웃음짓게 만드는 정감어린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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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한국학
J. 스콧 버거슨 지음, 주윤정.최세희 옮김 / 이끌리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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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하면 대부분의 우리 나라 사람들은 미국인, 백인을 지칭한다는 저자의 지적은 옳았다. 하지만 더이상 그들만이 외국인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봐왔던 유명(?) 외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영어강사든, 클럽 디제이든, 외국 노동자들이건 거기다 스콧 버거슨까지 'outside country people'은 우리나라에서 더이상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또한, 과거 20세기 초부터 외국인이 써왔던 많은 한국 여행기의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한 그의 작가주의 정신에 감사,감탄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한국 속에 스며있는 수많은 외국인들, 그들의 존재를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세계화,국제화! 이것은 단지 영어를 배우고, 외국 생활을 통해 알아가는 것보다 우리나라 안의 그들의 얘기에 귀기울이며 자연스레 우리의 생각을 열어보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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