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글자 펭귄클래식 32
너새니얼 호손 지음, 김지원 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뭐랄까, 답답한 사회와 우매한 군중 속에서도 영롱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여인네의 모습을 보았다. 물론 내내 그 영롱한 빛을 보이진 못했지만..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허름한 오두막, 가슴에 A 라는 주홍글자를 수놓은 옷을 입고 살고있는 여인네가 있다. 맞다, 주홍글자의 주인공 헤스터 프린이다. A 가 뭐냐면 불온한 죄의 상징,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이건 헤스터 프린이 선택하긴 했지만) 낙인쯤 되겠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보면 손가락질 하며 욕을 했고 그녀를 피했다. 평생을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할 그녀의 죄는 바로 간통. 나쁜 일을 했지만 지금의 우리가 보기에 평생을 손가락질 받으며 사회의 감시를 받을 만한 죄는 아니다. 하지만 신의 교리를 최고의 법으로 여기는 지배자들이 구축한 단단한 공동체에서 오점이 될 수 있는 그녀의 존재는 감시받아야 마땅했다. 그녀는 사회와 동떨어진 오두막에서 살아야 했다.

사회가 부여한 죄의 낙인과 감시로인해 그녀는 사회와 격리되었다. 하지만 이는 그녀에서 '사색' 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부여했다!

"이 세상의 법은 더 이상 그녀의 마음에 법이 아니었다"

사색의 자유를 누린 그녀는 속죄의 행동을 하고, 사회를 비판하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자신들의 죄를 거룩하게 여기기도 했다. 그리고 (불쌍한?) 칠링워스에게 자신의 죄를 돌리기까지 한다. 여하튼 이러한 사색은 여러가지 행동으로 나타났지만, 그녀가 보여준 모습은 여타 다른 인물에 비하여 상당히 진보적으로 비춰지며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끼쳤다.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인간은 누구나 보수적이라고 말한다. 기득권(유한계급)은 원래 보수적일 수 밖에 없으며, 하층계급은 기득권을 타도하기보다 그 일원이 되기를 원하며 그들을 흉내 내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수성은 지배계급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해가 된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헤스터 프린도 자신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사회의 보편적 사고는 시대를 따라 변해왔다. 백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제는 보편적 사고로 바뀌었으며 이는 보수적인 가치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생각들도 시간이 지나면 바뀔 것이다. 어떻게? 사색의 자유를 통해서 말이다.

그러므로 사장님, 사색할 시간 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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