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세상의 세월을 거쳐온 기억들을 소유물로 변형시켜야만 한다. 개인의 삶에서 마땅히 그래야 하듯, 한때 기쁨이거나 슬픔이었던 것은 이제 지식이 된다.
여기서 '역사는 인생의 스승 Historia vitae magistra'이라는 말은 좀더 고상한, 그러나 겸손한 의미를 띤다. 우리는 경험이 우리를(다음을 위해서) 더 교활하게 만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앞으로 계속) 더 현명하게 만들어주기를 희망한다.
이것이 어느 정도나 회의론으로 귀결될 것인가? 진정한 회의론이란 세상 속에서 그 시작과 끝이 모두 알려져 있지 않으며, 그 중간에서 부동의 위치를 차지한다......
진정한 종류의 회의는 아무리 많아도 충분치 않다.
- Jacob Burckhardt, Reflections on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