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6년 10월
구판절판


공책을 무릎 위에 펼쳐 놓고 세 개의 비커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비커 안의 빈 공간에 점을 찍기 시작했다. 첫번째 비커에는 드문드문 열 개 안팎의 점을 찍었다. 두번째 비커에는 첫번째 것보다 세 배쯤 많은 점을 찍었다. 그것이 마음속에 앙금이 많은 사람과 덜한 사람의 차이겠구나, 생각하는데 세번째 비커는 완연히 다른 그림이었다. 비커 밑바닥 4분의1 쯤 되는 지점에 가로로 선을 그은 다음 그 아래쪽에만 서른 개쯤 되는 점을 찍었다. '이런겁니다. 이게 몸을 아프게 하고...' 면담자는 세 번째 비커 아래쪽에 계속 점을 찍으며 말했다. 무의식의 영역에 억압해 둔 마음의 앙금들이 거기 있었다. 비커 위쪽 한점 티끌도 없는 맑은 공간이 내 의식의 영역,그동안 내가 잘해 왔다고 믿어 온 마음 상태일 것이다. 그는 비커 위쪽, 한 점 티끌도없는 맑은 공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사기죠. 세상은 멋진 거짓말입니다.' -119쪽

인혜는 이제 사랑에 대해 어떤 환상도 품고 있지 않았다. 첫 만남에서 어쩐지 낯이 익고, 두 번째 만남에서 동질감을 발견하고, 세 번빼 만남에서 운명이나 인연을 거론하는,그런 사랑의 환상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한때 인혜도 그런 식의 사랑의 환상을 믿은 적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 온몸이 감전되는 전율과 함께 찾아오는 천둥번개 같은 사랑, 순식간에 사방이 어두워지고 일상과 관습이 사라지는 정전 같은 사랑, 온몸과 마음을 혼곤하게 취하게 하는 봄빛 같은 사랑...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것은 사랑의 다양성이 아니라 환상의 다양성일 뿐이었따. 그때는 사랑이 순수한 열정이고 아름다운 애착이고 낭만적인 체험이며 순결한 정서라 믿었다.-40쪽

인혜는 그것이 지적인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오류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대화가 통하는 여자를 만났으면 한다는 것, 그 소망에는 여성이 대체로 무지하다는 편견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 그럼에도 여성과 진지한 토론을 하거나 논쟁이 붙게 되면, 여자가 귀찮게.. 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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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소녀 - 소설로 읽는 사랑철학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이정순 옮김 / 현암사 / 2005년 1월
절판


대도시에서 어떤 특정한 사람을 찾아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아. 더구나 우리가 바라던 대로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지. 그래도 우린 가끔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난 이 과목을 수강할 생각이었고, 떠나기 직전에 날 구속하고 싶진 않았어. 하지만 두 사람이 모든 걸 제쳐놓고 서로 기다리는 일에만 몰두한다면 그들이 우연히 만나는 건 뭐 그리 대단한 기적도 아니야.-131쪽

우린 다른 사람의 과거를 소유할 순 없어. 올라브씨. 문제는, 우리가 하나의 미래를 공유할 것인가 아닌가이지.-132쪽

허블우주망원경은 천문학자였던 허블에게서 이름을 따왔다.그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안드로메다 성운이 단지 우리가 속한 갤러시안의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구름에 지나지않는 게 아니라, 은하계 외부에 있는 또 하나의 독자적인 갤럭시라는 걸 처음으로 발ㄴ견했다. 은하가 여러 갤럭시 중의 하나라는 확실한 증거는 우주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허블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1929년에 규명한 다음과 같은 사실이다. 즉 갤럭시는 은하에서 멀수록 더 빨리 움직인다는 것. 이 발견이 이른바 빅뱅 이론의 실제적인 토대이다. 이 이론을 따르면- 실제로 오늘날 거의 모든 천문학자가 이 이론을 따르고 있다- 우주는 120억 년 내지 140억 년 전의 빅뱅으로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건 오래전, 까마득히 오래 전의 일이다.
우주의 역사를 하루에 비유한다면 지구는 아마도 느지막한 오후에 태어났을 것이다. 공룡들은 자정이 되기 몇 분 전에 등장했고, 인류는 자정이 되기 불과 2초 전부터 존재하게 되는 셈이다..-139쪽

우리가 현재 살고 있다는 사실,우리 모두가 단 한 번 아주 짧게 삶을 체험하도록 허용돼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엄청난 모험이겠니? 어쩌면 저 우주망원경은 우리가 이 모험의 실체를 파악하는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 대기권 밖 갤러시들의뒤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의 답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152쪽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나의 거대한 퍼즐게임에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여기서 중요한 게 심리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마찬가지겠지.어쩌면 이 수수께끼의 해답은 우리안에 있는지도 모른다.우린 여기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지. 우리가 우주란 말이다. 우리가-153쪽

누구도 유클리드의 기하학이나 원자의 주기율과 눈물 흘리며 작별한 적은 없었다. 느 누구도 인터넷이나 구구단과 헤어져야 해서 눈물방울을 쥐어짠 적은 없었지. 눈물로 헤어져야 하는 것은... 우리가 이별을 고해야할 세계란다. 바로 인생, 동화, 모험이다. 그 모든 것과 헤어지면서 우린 진정 사랑하는 몇 안되는 사람과도 작별해야만 한다.-161쪽

인간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어떤 것을 잃는다는건, 그것을 아예 갖지 못했던 것보다 더 고약한 일일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봐라. 오렌지소녀가 스페인에서 돌아온 뒤 반년 동안 매일 만날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그녀를 아예 만나지 않았던 것보다 더 나을 수 있었겠는지 생각해보란 말이다. 다른 동화에서도 마찬가지란다. 신데렐라에게 누군가가 "넌 이 놀이를 1주일밖에 즐길 수 없다." 했다면, 그래도 신데렐라는 왕자님을 따라 왕궁으로 갔을까? -175쪽

있을 것 같지 않은 것에 대한 꿈을 가리키는 고유한 이름이 있다.그걸 우리는 희망이라고 부르지. 희망이라고.-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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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0.0131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 , 권혁범, 또하나의문화

천만번 괜찮아, 김형경, 한겨레출판

소를 웃긴 꽃, 윤희상, 문학동네

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 이시영,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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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명숙의 선택 - 이프 여성경험총서 2
김신명숙 지음 / 이프(if)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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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소리라고 실망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공부를 잘 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요. 세상에서 제일 한심한 사람들이 '공부열심히 하라는 뻔한 소리 말고요,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하면서 징징대는 사람들이지요. 단, 도현 님이 어떤 선택을 하든 앞으로는 절대 눈물 흘리고 다니지 마세요. 대신 어깨를 피고 당당하게 버티세요. 강하지 않고는 절대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없으니까요. 헬렌켈러는 이런 말을 했지요.

" 자기 연민은 최악의 적이다. 우리가 그것에 지는 한 이 세상에서 어떤 현명한 일도 할 수 없다."

 

울지않아. 우리는 지금 보다 더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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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명숙의 선택 - 이프 여성경험총서 2
김신명숙 지음 / 이프(if)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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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사회의 재편성이니까요. 페미니즘은 전 지구적 자본주의 가부장제 체제가 만들어내는 모든 종류의 지배종속 관계, 차별과 억압, 단절과 대립, 유일한 진리나 획일적 가치기준, 서열과 경쟁제일주의, 폭력과 전쟁에 반대합니다. 대신 평등하고 자유로운 관계, 협력과 보살핌, 다양성과 특수성, 자연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상호연겴ㅇ과 공존, 사랑과 평화를 옹호하지요. 그리고 이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데 지금까지 무시돼 왔던 여성의 성적 차이가 중요한 자원이 될 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지배에 민감한 것은 지배가 있는 곳에는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동등한 두 주체간의 상호적인 존중과 배려 속에서 자라납니다. 간단히 말해 페미니즘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두 주체로 만나 진실로 교감하며 사랑할 수 있도록 세상을 변혁시키려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사회 대표적 페미니스트 중의 하나인 유숙렬은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 페미니스트는 사랑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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