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카멜레온을 막아라! 괴짜 박사 프록토르 3
요 네스뵈 지음, 페르 뒤브비그 그림, 장미란 옮김 / 사계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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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카멜레온을 막아라!』는 ‘괴짜박사 프록토르’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요 네스뵈는 유럽 최고의 범죄 소설 작가 중 한 명이다. ‘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는 요 네스뵈 작가가 딸에게 들려주려고 쓴 어린이 책이다. 어린이 책 그림 작가로 유명한 노르웨이 화가 페르 뒤브비그가 삽화를 그렸다. 화가 페르 뒤브비그의 그림은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에 등장하는 개성 넘치는 인물들만큼이나 독특하고 색다르다.


함박눈이 내리는 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2월의 밤, 눈이 녹아 흘러들어간 하수도 세상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인다.


똑똑 물 떨어지는 소리, 하수구 물이 꿀렁거리는 소리, 시궁쥐들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개구리 우는 소리, 그리고 몹시 운이 나쁜 사람이라면, 거대한 아나콘다의 입이 수영 튜브만 하게 쩍 벌어지는 소리와 침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 그런 다음 귀청이 찢어질 듯 딱! 하고 입이 닫히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 뒤로 불운한 사람 앞에는 완전한 침묵만이 있겠지. 하지만 운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면 이 밤에 다른 소리들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깜짝 놀랄 만한 소리들. 와플 기계가 철컥 닫히고 버터가 지글거리는 소리와 나직하게 두런거리는 목소리. 그리고 다시 와플 기계가 열리는 소리. 잠시 뒤 조용히 우물우물 먹는 소리.

pp.9-10


수수께끼 같은 이상한 소리들이 그치고 새로운 날이 밝은 후, 눈 속에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한 동물의 발자국이 찍혀있고 행진 악대 플래카드의 글자가 바뀌었다 다시 돌아오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리세와 불레는 프록토르 박사에게 조언을 구하지만 박사는 말을 하려다 딴청을 부린다.


“양말 도둑에 언어 장애라, 그렇다면 혹시 달 카…….”

p.36


리세와 불레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동물들》이라는 책에서 프록토르 박사가 말하려다 만 것이 달 카멜레온이라는 것을 찾아낸다. 그리고 세상에 종말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혹시 운 나쁘게 환한 대낮에 달 카멜레온을 보게 된다면 그것은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엄청나게 끔찍한 일. 정확히 말하면, 어마어마하고 엄청나게 끔찍한 일. 아니 완벽하게 총체적, 절대적으로 초정확하게 말하면 바로 종말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p.90~91


그 무렵 할바르 테노레센이라는 스웨덴에서 온 노래하는 척추 지압사가 지휘하는 합창단이 노로비전 방송국 합창 대회 결승전에서 우승한다. 할바르 테노레센은 시청자들에게 전화로 투표를 받아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할바르 테노레센은 국왕을 유배 보내고 덴마크에 전쟁을 선포한다.

리세와 불레는 프록토르 박사, 로즈마리 스트로베 선생님, 그레고르 갈바니우스 선생님과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다섯 명의 저항 운동가들의 이름은 ‘최후의 승리자들’이다.


“승리자요. 그게 바로 정확한 요점이에요. 우리는 패배할 수도 있어요. 천하무적도 아니고요. 그래도 우린 싸울 거예요. 최후까지. 바로 그래서 우리가 위대한 거죠!”

p.187~188


요 네스뵈 작가의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에서 세상을 구하는 영웅은 천하무적도 아니고 패배할 수도 있지만 최후까지 싸우는 사람이다.


“그것은 단지 몸집이 작거나 맞춤법을 잘 알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운 것은 아닙니다. 몸집이 크거나 맞춤법에 서툴러도 되는 권리를 위해 싸운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똑같을 권리도 있고 다를 권리도 있으니까요.”

p.382


저항 운동가들이 싸운 이유는 ‘똑같을 권리와 다를 권리’를 위해서라고 리세와 불레는 말한다. 이것이 요 네스뵈 작가가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를 통해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일 것이다. 결론을 말하면 ‘최후의 승리자들’은 승리한다. ‘최후의 승리자들’이 기발한 방법들로 위기를 헤쳐 나가며 승리에 이르는 과정을 함께 하다보면 388쪽이 금세 넘어간다.


책을 읽다보면 개구리왕자, 신데렐라, 삐삐 롱스타킹의 주근깨와 빨강 머리, 피터팬의 시계를 삼킨 악어 등 여러 동화가 떠오른다. 다른 동화의 패러디를 찾아가며 읽는 재미가 있다.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는 묘사가 풍부하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며 특히 구성이 탄탄하다. 조금 더러운 캐릭터와 설정을 참아낸다면 괴상한 어른들, 이상한 발명품, 어리석은 장난과 무모한 도전이 가득한 유쾌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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