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첫 캠프 네버랜드 그래픽노블
베라 브로스골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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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의 친구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모두 캠프로 떠났습니다. 테니스 캠프, 다이어트 캠프, 미술 캠프, 우주 체험 캠프. 동생과 둘이 텅 빈 놀이터에서 지내기엔 너무 심심합니다. 러시아 이민자인 엄마, 동생 둘과 함께 사는 베라는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제적, 문화적인 이질감이 알게 모르게 아이들과의 사이에 끼어듭니다.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계획한 파자마 파티가 실망스럽게 끝난 후 베라는 아이들과 친해지지 못할 거라 생각하죠. 베라는 친구가 그립습니다.

 

그런 베라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옵니다. 러시아 출신 아이들만 가는 캠프가 있다는 겁니다. 무려 4주간의 캠프. 마침 엄마도 일이 있어 집을 비우게 되자 베라와 동생은 여름방학 동안 캠프에 가게 됩니다. 베라는 잔뜩 기대에 부풉니다. 러시아 애들만 오는 캠프에서 자신이 특이하다는 느낌 없이 친구를 사귈 수 있길 바라죠.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미국에서도 출신지에 따라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는 모양입니다. 활달한 성격에 공부도 잘 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 베라는 친구들과 친해지기 어렵다고 느낍니다. 경제적 형편도 넉넉하지 못한데다 러시아식 생활을 추구하는 엄마 덕에 친구들과 섞이기가 더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 베라가 러시아 아이들만 모이는 캠프에 갈 수 있게 되었을 때 얼마나 기대가 컸을지 상상이 됩니다.

 

크고 작은 아이들만 모여 숲속 캠프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이들에겐 자유 그 자체겠죠. 현재의 우리에겐 4주간의 캠프란 상상이 안되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아이들끼리 규칙에 맞춰 자연을 탐험하고 자립적인 생활태도를 기르는 좋은 시간이 될 것도 같지만 그보다 먼저 안전 문제가 걱정이 됩니다. 안전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런 캠프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활을 챙겨보며 훌쩍 자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텐데 아쉬움이 큽니다.

 

베라도 숲속 캠프 생활 초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처음해보는 자연친화적인 생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친구도 생각했던 것만큼 쉽게 사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연이 베라를 돕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경험을 한 후 베라는 조금씩 강해집니다. 다른 사람 눈치보지 않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도 생겨납니다. 베라는 자신이 변했다고 느낍니다.

 

정확히 알 순 없었다. 하지만 하이킹을 다녀온 뒤 뭔가가 변했다.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p.176

 

베라의 남은 캠프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베라는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요.

 

동글동글한 얼굴에 동그란 안경을 쓴 귀여운 아이 베라는 외로움에 묻히지 않는 씩씩한 아이였습니다. 처음 간 캠프에서 고난을 뚫고 적응해가며 어른스러워지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이 그래픽 노블은 그래서 더 생생합니다. 캠프에서 있을 법한 작은 에피소드들이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고 성장해가는 베라의 마음을 표정과 몸짓에서 찾아보는 일도 흥미진진합니다.

그나저나 베라의 캠프는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요. 캠프 기간을 통과하면서 큰 내적 성장을 이룬 베라의 또 다른 이야기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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