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와 옥편
김광수 지음 / 하우출판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에세이가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글마다 적합한 문체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회고록 성격의 글에서는 오랜 세월동안 마음속에 담아 온 감정을 실은 간결한 문장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답고 풍부하게 꾸민 문장은 진정성을 전달한다는 측면에서는 간결한 문장만 못하다. 마침 저자는 유년기부터 대학교에 입학하기까지 가족과, 특히 아버지와 나누었던 교감을 담담하고 담백하게 풀어가고 있다. 때로는 억제된 감정에서 은은하게 울려오는 진정성을 강하게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내가 만약 먼 훗날 회고하는 글을 쓴다면 모범으로 따를 만한 글이라고 생각이 된다.


 

 

지게는 아버지께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생업이자 평생 짊어지셨던 삶의 무게이고, 옥편은 아버지께서 이루지 못한 꿈이자 아들을 향한 충고와 가르침이었다. 직관적인 제목은 아니지만, 성장과정에서 아버지를 바라보고 느껴왔던 다양한 감정이 함축되어 있다.

 

 

어린 시절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세상과 현재의 깊은 통찰로 관찰한 세상을 함께 읽을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이다. 이와 같은 회고적 글의 경우에는 풍속생활사 측면에서 지난 시대의, 고향의 말과 생활을 복원하는 것이 그 가치를 높여주는데, 이 책은 그러한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의외로 소소한 유머코드가 글에 내재되어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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