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철학 읽는 밤
장샤오헝 지음, 이성희 옮김 / 리오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현 시대에 인간의 모습이 아무리 천지가 개벽했다고 할 정도로 이전과 달라졌다고 하지만, 사실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 모습은 다를 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실리를 추구하고 명예를 추구하느라 나 자신을 돌보지 못합니다. 내 공을 내세우느라 남의 공을 깎아내리기 바쁩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며 공상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가 있는가하며, 꾸준히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이가 있습니다. 내가 갖지 못하는 것을 시기하여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지르는 이가 있고, 자신이 현재 가진 것을 만족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말입니다. "아전인수, 안분지족"은 벌써 몇 천년 전의 사람들이 인간의 어리석음 혹은 인간의 삶을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 현재에서 습관처럼 널리 사용된다는 점은 이를 잘 드러내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듯 앞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혹은 일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생각꺼리를 남겨줍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들을 모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한 챕터씩 읽을 때 나의 하루를 돌아보게 되고, 그러다보면 평소 잘 하지 않았던 반추를 하게 됩니다.
제나라 군주 경공은 신장병으로 고생하던 중 두개의 태양과 격투하자 자신이 죽는 꿈을 꿉니다. 꿈이 불길하다며 불안해 하는 왕을 위해 신하 안연은 점술가에게 부탁해 "신장병은 음기에 해당하는데 양기 두 개가 이를 이겼으니 길몽이다"라고 말하도록 합니다. 점술가는 그대로 말하고 왕은 병을 치료하는데 심기일전하여 병을 치유하여 점술가에게 상을 주고자 합니다. 점술가는이 공을 안연에게 돌리고 안연은 다시 점술가에게 돌립니다. 이유는 점술가가 말했기 때문에 효력이 있었지 자신이 말했으면 효력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두 사람 모두 칭찬을 받게 됩니다.
- 04. 인생의 최고 경지는 명예와 이익에 초연한 태도이다.-
위 삽화에서 타인의 공로를 드러내게 도와주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교훈을 이끌어 냅니다. 즉, 명예와 이익을 여유롭고 유연한 태도로 관망하며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명예를 추구하라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구구 절절 옳습니다. 그리고 재미도 있습니다. 과거 성형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조금은 반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건 옛 사람들의 덕목을 지나치게 강조했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또한 인생의 목표, 성공을 우선적인 가치로 두었다는 점이 역시 이러한 반감에 한몫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지요 '태양을 잃었다고 물지마라, 눈물이 앞을 가려 별을 볼 수 없다"라는 거나 혹은 '두려움 때문에 멈추지 마라' 등은 인생의 목표를 위해 꾸준히 정진할 것을 강조합니다. 인생에는 당연히 고난이 있고, 그 고난 앞에 주저않고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지요. 이렇게 보니 괘나 고리타분한 책 인것 같고, 사실 저 역시 읽으면서 "이거 너무 고리타분한데"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는 고리타분 하다는 것은 역사가 진행되어 오면서 모든 사람이, 오랜 시간동안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의 나태한 모습을 찌르기 때문에 더더욱 깊이있게 알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닐까 반성도 해 봅니다.
그래서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번쯤은 다시 읽어 볼 만한 가치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많은 삽화들이 들어있다는 점입니다. 글쓴이는 그 삽화에서 자신에 맞는 의미를 찾아냈지만, 저는 같은 삽화를 보고 다른 의미를 끄집어 낼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삽화에서도 제게 와 닿았던 것은 "안연이 지닌 인간의 심리를 깨둟어 본 지혜" 였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으나 그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외적 조건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 이는 조직은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지녀야 할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이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주는 지혜의 메세지와 더물어 쉽게 쓰여진 삽화들을 통해 나만의 의미를 찾는 재미가 있는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