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봄 - 정신과 의사의 일상 사유 심리학
김건종 지음 / 포르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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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페이지(길어도 세 페이지를 넘지 않는) 가량의 짧은 글들은 읽기 쉽지만 한번에 후루륵 읽히지는 않는다. 일상에 대한 깊이있고, 위트있는 생각에 잠깐 머물다 보면 내 일상도 조금 더 풍부해지는 것 같다.

글의 질감이 있다. 아무리 긴 글도 볼륨감 없이 밋밋한 글이 있고, 몇글자 되지 않아도 두툼한 질량과 무게가 느껴지는 글이 있다(이건 어려운것과는 다르다). 그런 글들을 읽으면 괜히 마음이 뻐근하고 뿌듯해지는데 여기 실린 글들이 그렇다. 그리고 표지만큼 따뜻하다.

P103. 우리는 타인을 알 수 없음을, 타인의 마음에 가닿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 역설 속에서 존중과 이해가 자라고, 바라건대 변화가 가능한 공간이 생길것이다.

P141. 가만히 본다는 것은 방관이 아니다. 좌절하고 절망하는 사람은 고개를 숙인다...응시하는 것은, 담담하게 꾸준하게 고통을 바라보는 것은 그만큼의 힘과 결연함이, 대상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P175. 햄릿의 실패는 삶은 본질에 도달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우리 모두의 실패이다. 프래시스 치체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시도가 실패한다고 해도 무슨 상관인가? 모든 인생은 결국에는 실패한다. 우리가 할 일은 시도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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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세계사 -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
엠마 메리어트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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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행하게도 내가 아는 역사는 중고등학교 국사나 세계사 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였고, 난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었다. 주입된 대로 빋고 생각하다보니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라는 말도 그닥 와닿지 않았다. 나에게 역사는 그냥 그러한 사건의 나열일 뿐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을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기술한 책(주로 유시민의 거꾸로보는 세계사 류의 책들)이나, 혹은 역사의 가십을 다룬 책들(이는 주로 역사전 인물의 스캔들을 다루는 책들이 속한다)을 흥미있게 읽으면서 역사적 사건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동안 악한 일, 혹은 선한 일 이라고 이분법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했던 역사적 사건들이 시대적 흐름 안에서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발전해왔으며, 그것은 좋다, 나쁘다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응당 그러한 기록된 사실들을 한번쯤 뒤집어서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과거를 바라본다면 현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한 과정에 이 책은 꽤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사실의 이면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예를 들면 멋진 이미지를 지닌 미국 서부 보안관들의 궁휼한 실상을 통해 당시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알게 된다. 아메리칸 원주민으로 대표되는 인디언 역시 무조건적인 희생자만도, 그렇다고 서부영화에서 그려지는 것과 같은 잔혹한 야만인도 아니다. 그저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었고, 지금 우리와 비슷한 이런 저런 사람들이 섞인 무리일 뿐이었다. 다만, 그들이 정복을 당한 이유는 현대 사회와 같은 이유일 뿐이다.


이 책이 도움을 주는 또 한 부분은 역사의 양면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이다.

세실로즈는 대영 제국에 있어서 독보적인 사람이고 추앙받아 마땅한 사람이지만, 남아공화국 입장에서는 정복자이자 잔혹한 수탈자이며, 최근까지 이어내려온 흑인 핍밥의 근원이다. 링컨의 노예 해방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링컨을 성자라고 볼 수는 업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건이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 혹은 승자의 기록 속에 숨겨진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역사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은 이 책은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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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세계사 -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
엠마 메리어트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불행하게도 내가 아는 역사는 중고등학교 국사나 세계사 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였고, 난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었다. 주입된 대로 빋고 생각하다보니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라는 말도 그닥 와닿지 않았다. 나에게 역사는 그냥 그러한 사건의 나열일 뿐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을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기술한 책(주로 유시민의 거꾸로보는 세계사 류의 책들)이나, 혹은 역사의 가십을 다룬 책들(이는 주로 역사전 인물의 스캔들을 다루는 책들이 속한다)을 흥미있게 읽으면서 역사적 사건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동안 악한 일, 혹은 선한 일 이라고 이분법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했던 역사적 사건들이 시대적 흐름 안에서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발전해왔으며, 그것은 좋다, 나쁘다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응당 그러한 기록된 사실들을 한번쯤 뒤집어서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과거를 바라본다면 현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한 과정에 이 책은 꽤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사실의 이면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예를 들면 멋진 이미지를 지닌 미국 서부 보안관들의 궁휼한 실상을 통해 당시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알게 된다. 아메리칸 원주민으로 대표되는 인디언 역시 무조건적인 희생자만도, 그렇다고 서부영화에서 그려지는 것과 같은 잔혹한 야만인도 아니다. 그저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었고, 지금 우리와 비슷한 이런 저런 사람들이 섞인 무리일 뿐이었다. 다만, 그들이 정복을 당한 이유는 현대 사회와 같은 이유일 뿐이다.



이 책이 도움을 주는 또 한 부분은 역사의 양면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이다.

세실로즈는 대영 제국에 있어서 독보적인 사람이고 추앙받아 마땅한 사람이지만, 남아공화국 입장에서는 정복자이자 잔혹한 수탈자이며, 최근까지 이어내려온 흑인 핍밥의 근원이다. 링컨의 노예 해방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링컨을 성자라고 볼 수는 업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건이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 혹은 승자의 기록 속에 숨겨진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역사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은 이 책은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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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 정신분석가 위니코트의 육아 강연집
도널드 위니코트 지음, 김건종 옮김 / 펜연필독약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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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두렵고 어려웠던 건 단연 육아이다.

 

 아이를 키우는 건 미지의 영역속에 들어가서 혼돈을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이가 말을 못했던 시기는 물론이고 자라나서 훈육을 해야 할 때도 "이렇게 하면 아이 마음이 어떨까? 아이는 받아들일까? 이게 옳은건가?"라는 불안의 연속이다. 그래서 답을 찾아 육아서를 펴 보고 그대로 따라해 보지만 결과는 책 대로 되지 않는다. 물론 육아서에 나온 대로 하지도 못한다. "아이가 ~ 할때는 ~ 게 해라"라고 하지만 시키는대로 할 수 있는게 육아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하고... 쌓여가는 육아서만큼 나의 죄책감도 쌓여갔다. 


 이 책은 "~ 하세요"라고 하지는 않는다(물론 일부 조언을 하기는 하지만 굉장히 부드럽고 조심스럽다). 다만, 아이들이 왜 그런지, 그런 행동의 의미를 알려줄 뿐이다. 


애착인형은 막무가내로 뺏으면 안된다는 상식은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몰랐다. 그래서 어느날, 아이의 애착인형에 달려있는 코가 너무 헐어서 자르고 헝겊을 덧대어 주었는데 그 뒤로 며칠간 아이는 패닉이었다. 이 책은 그 이유를 알려준다. 아이에게 있어 애착 인형이 어떤 의미인지를... 



첫째 아이의 둘째 아이에 대한 질투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지? 

몇 살부터 아이한테 "안돼"라고 말해야 하는거지?

대체 우리 아이는 언제 옳고 그름을 알아가지?  손가락 빠는 거 언제 그만두게 해야 하지? 


아이를 기르면서 항상 들었던 의문들이고 해결책은 익히 들어 알고 행해 보지만 "이게 옳은가?"하는 불안감은 항상 있었다. 이 책은 행동 지침을 분명하게 제시해 주는 대신 행동에 담긴 아이들의 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보통의 충분히 좋은 엄마들은 그러한 마음을 알고 나서 그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장 위로가 되었던 것은 엄마의 짜증과 죄책감을 다룬 챕터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이에 대한 짜증과 부모로서의 죄책감을 이 책은 당연하다고 말해주고 조용히 어루만져 준다. 


정신분석가의 책이라고 하지만 결코 어렵지 않게 쉽게 읽힌다. 그렇지만 담긴 내용은 그리 가볍지는 않다. 육아 행동 지침의 뿌리는 이 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이의 마음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한 위니코트의 사상이 풍성하게, 그리고 쉽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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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두려운 엄마들에게 - 정신분석가 위니코트의 육아 강연집
도널드 위니코트 지음, 김건종 옮김 / 펜연필독약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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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육아서를 읽어봤지만 이만큼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육아 상식(애착인형 다루기, 손 빨기)이 왜 나온건지 아이의 마음속에서 헤아려 주면서 동시에 엄마들이 지니는 감정(죄책감 등) 역시 섬세하게 잘 다뤄준다. 쉽게 술술 읽히지만 내용은 진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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