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치는 언니의 넌지시
김성옥 지음 / 연지출판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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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나에게 있어 감성옥이라는 이름은 매우 낯선 이름입니다.

책을 받기 전, 한번 쯤 검색해 보기도 했으련만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낯선 사람이 쓴 책을 받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책 머릿말에 "왜 나만 힘들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도... 당신이 잘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도 힘들어 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그리고 위로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썼습니다.


진정한 낯선 사람인 저..

과연 나에게도 이 책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결과는 저도 이 책을 읽으며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시집'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하기에는 가볍고, 그냥 끄적거림이라 생각하고 접근하기에는 꽤나 '무거운' 글을 담고 있습니다. 한때 많이 유행을 했던 '하상욱 단편집 서울시'와 느낌을 같이 하지만, 그만큼 날카롭거나 해학적이지는 않지만, 그보다 조금 더 감성적이고 언어의 묘미를 살린 글입니다.


기본적으로 언어유희를 바탕으로 적어 내려간 짧은 글귀는 확실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때로 "우와. 이거 완전 내 생각인데..." 싶은 글도 꽤 많이 있습니다. 동음 이의어, 혹은 유사한 발음이 나는 다른 단어로 감성적인 글들으 만들어냅니다.


" 사랑은 사람을 어리석게 만들고

  이별은 사람을 어려지게 만들고

  후회는 사람을 여려지게 만든다" - 넌지시 #101-

 

멋지지 않습니까?

사랑은 사람을 어리석게 만들지만, 이별로 어린아이가 되고, 후회하면서 여린 사람이 되어버린다는.. 글..

나름의 운율과 우리 말의 유사한 발음으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글들의 많이 실린 책입니다.


사실.. 깊이 생각하고 천천히 음미하고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의미가 우러나는 그런 글들이라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친 하루, 누위서 읽기에 딱 맞은 크기와 무게를 지닌 이 책을 들고 하나하나 읽어 나가며 "그렇지, 나도 그런데,, 우와 이건 기발한데.. 이거 완전 내 생각이다"라고 공감하며 보기에는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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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명촌 - 우리의 맛을 빚는 장인들의 이야기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컬처그라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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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명촌


아무리 쉬어도 피곤하고 잠을 자도 졸리고 입맛도 없고... 그래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한 결과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아줌마는 절제수술 외의 항암 치료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과의 화해를 시도합니다. 그동안 좋지 않은 음식만을 넣어 주었던 자신의 몸에 사과하고 그때부터 몸에게 회복의 시간을 줍니다. 그녀가 택한 음식은 식초입니다. “오래 묵혀도 썩음이 아니오, 삭혀져도 부풀려지지 않음이요 멈추어 있어도 살아있음”인 식초. 오랜 시간을 두고 두고 보면 자연의 모든 재료가 원기를 회복해주는 식초가 됩니다. 어느 날은 맛과 향이 너무 뛰어나서 차마 팔수 조차 없는 멋진 초가 나오기도 합니다. 식초는 분자 구조를 모두 전환시켜서 몸에 들어가기 때문에 소화 흡수하는데 다른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 소화 식품이라고 하지요.


그녀가 말한 “우리 몸과의 화해”라는 말은 이 책의 기본 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몸도 결국 자연의 한 부분이고, 그렇기에 자연에서 만들어진 자연이 익혀진 음식이 가장 맞는 것이 사실입니다. 된장, 간장은 그러한 자연에 더합니다. 그리고 그 음식은 모든 음식에 들어가 우리 몸으로 매일 매일 흡수됩니다.


그리고 음식 역시 자연의 일부분입니다. 우리가 많이 잊어버리고 있는 사실.. 그렇기에 자연을 잘 아는 것이 음식을 잘 아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토종꿀을 통해 이를 보여줍니다. 토종꿀을 생상하는 사람은 벌에 대해서는 박사입니다. “토종벌”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영벌로 생각하니, 그들이 생산하는 꿀에 대한 태도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남고매실은 오랜 전통을 이어 매실 농사를 짓고 매실액을 만들어 냅니다. 매실 농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귀농에서의 가장 중요한 점에 대해 설파합니다.


이렇게 소금, 참기름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식을 정성으로 대하고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명인 명촌.

음식에 대한 태도를 달리 해 주는 그런 책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명인 명촌인 브랜드화 되어, 현재 판매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혹시.. 광고물인가?” 싶은 생각이 얼핏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대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그저 빨리 뭔가를 만들기에 급급한 제 삶을 돌아보게 해줍니다.

저도 저의 몸과 화해를 해야 겠습니다.


또 하나의 이 책의 묘미는 중간 중간 실린 흑백사진입니다. 장독대 사진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 지고 벌집은 그저 군침이 도니. 이 재미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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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과학관 - 세계 10대 도시로 떠나는 과학박물관 기행
조숙경 지음 / 살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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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알기 위해 미술관을 역사를 알기 위해 박물관을 갑니다.

그렇지만 미술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의 삶에서 땔레야 땔수 없는 과학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과학은 학교에서, 교실에서 교과서로만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랬기때문에 과학에 대해 더 이상 알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과학은 항상 어려웠고, 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용 책을 보면서 알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오히려 과학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읽고 더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선택하게 된 책이 이 책입니다. 과학관에서 배우는 과학이라는 것은 과학과 역사를 함께 접할수 있는, 그러면서 각 나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일석 삼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책은 나름 그런 저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고, 어린 시절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그 시절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이 책은 처음 과학박물관이 탄생한 알렉산더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세계의 반을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은 세계에 건실한 도시 알렉산드리아에 아들을 교육시킬 목적으로 무세이온(최초의 과학관)을 설립합니다. 이후 나름 어둠의 시대를 지나다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 과학이 강조되고 놀라운 방 등 나름의 작은 과학관이 꾸며집니다. 그리고 19세기 과학과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기계류와 발명품을 전시한 박물관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20세기 세계의 과학관은 각국의 위상을 드러내는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21세기의 과학관은 지구가 맞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이 책의 시작은 가장 유명한 과학자 다빈치와 갈릴레오를 담은 피렌체의 박물관에서 시작합니다. 르네상스의 발상지이기도 하니 이곳에 과학관이 있는것은 놀랍지도 않습니다. 다빈치의 군합과 글라이더 뿐 아니라 이곳의 동전을 통해 과학의 성과를 보여주는 '동전에 들어있는 과학'은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서 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로봇이라는 용어가 처름 사용된 프라하의 케플러 박물관은 천재적인 천문학가 케플러의 업적을 잘 담고 있습니다.

파리의 르 유니베르시앙세는 파리답게 과학에 예술을 결합한 박물관으로 소개됩니다. 이곳의 가장 매력적인 것은 최초의 계산기, 컴퓨터의 전신인 파스칼의 계산기 이지요.

그 외에도 런던, 샌프란시스코, 스톡홀롬, 워싱턴 DC, 뭔헨, 도쿄 등 세계 각지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의 업적을 알 수 있는 전시품과 함께 기술의 발전상을 볼 수 있는 과학관이 있습니다.


워싱턴 DC의 스미스오니언 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 안에 의미를 알지 못한 채 그 규모에 놀랐을 뿐이었습니다. 조금 더 알고 갔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이제서야 듭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우리나라에서 과학을 알기 위해 어디로 가면 좋을 지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에 대전 엑스포나 한때 유행했던 쌍둥이 빌딩의 과학관이 있었지만 그 안에는 역사가 살아있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과학관이 있어서 서빙고의 원리, 발효의 원리 등을 알려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과학과 친해지고 싶다면, 역사속의 과학자들의 업적을 알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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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상병 환자들
브라이언 딜런 지음, 이문희 옮김 / 작가정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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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증, Hypochondria, 일명 건강염려증, 자신의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는 상태.


'상상병 환자들' 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정신질환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고, 중간 정도 읽은 후 책의 원저를 찾아보았다. 제목은 The Hypochondriacs, 정신과적 용어로 건강염려증을 의미한다. 그제서야 상상의 병 이라는 의미를 가진 책의 제목을 이해하게 되었다.


건강염려증은 대표적인 신경증적 증상의 하나이다. 보통 불안이나 공포 등 심신의 쇠약함이 자신의 건강, 신체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드러나는 정신과적 질환인 것이다. 이는 고흐가 앓았다고 알려진 양극성 정동장애나 뷰티풀 마인드로 널리 알려진 정신분열증과는 다른 형태의 정신질환이다. 그 정도 부적응을 유발할 정도의 현실 검증력이 사라진 상태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불안감, 공포감, 두려움은 삶의 형태를 왜곡한다.


이러한 형태의 질환은 거꾸로 말하자면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주변 자극에 예민하고 자신의 신체 감각에 예민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겪지 않아도 될 불안감을 겪게 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세상을 예민하게 살피는 예술가 혹은 과학자들이 심기증을 앓는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다. 그들의 예민함은 때로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켰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에 몰두하며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람들은 총 9명이다. 흥미로운 점은 정신 질환을 앓은 유명인들을 다룬 기존의 책에서 다뤄지지 않은 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보낸 서신, 주변 사람들의 증언, 그들의 행적 뿐 아니라 그들의 작품 내에서 그들이 겪은 심기증이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는지를 꽤 치밀하게 고찰하고 있다.


제인에어 보여주었던 불안정한 모습은 사실 샬럿 브론테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라는 점은 놀랍다. 하지만 샬럿 브론테의 형제 중 두 사람이 사망했다는 사실은 브론테가 겪었을 두려움의 크기가 어느 정도 였는지 짐작케 하고 예민한 그녀가 겪을 심기증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자신의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꼼꼼하게 '건강일기'를 작성한 찰스 다윈은 자신이 생각한 질환이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 같다. 나이팅게일이 지닌 죽음, 건강에 대한 걱정은 군인을 돌보는데 헌신하는 일의 동력이 되었다.


글렌 골드는 완고한 강박증,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족감, 두려움(아마도 신체 추형 장애가 아니었을 까 싶다)으로 컴플렉스가 상당했던 앤디워홀이 이야기도 새롭다. 글랜골드의 피아노를 들어도, 앤디워홀의 작품을 봐도 그들의 심기증을 앓았다고 상상하기는 어려우니 그들이 얼마나 자신의 심기증과 싸웠을지 짐작하게 해 준다.

그 밖에도 제임스 보즈웰, 다니엘 파울 슈레버, 앨리스 제임스, 마르셰르 푸르스트의 심기증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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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람의 시간
김희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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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로의 삶을 살다가 어느날 죽을 것 같은 권태를 느낀 한 건축가가 가족을 뒤로 하고 스페인으로 훌쩍 떠나버립니다.

하루 하루 똑같은 삶을 살다가 문득, 이게 아닌데.. 이게 난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일상을 뒤로하고 도착한 곳 스페인.

스페인은 저자가 잊고 살았던 열정을 일깨워주고 낭만을 일깨워주고 잠자고 있던 영감을 주는 그런 곳입니니다.


왜 하필 저자는 스페인을 택했을까? 왜 권태로운 하루하루를 뒤로하고 스페인의 한 강의실에서 건축학 강의를 듣고 있는 것일까? 미국도 아닌, 독일도 아닌 스페인이 말이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원래 스페인과 인연이 있었던 탓도 있지만, 스페인의 역사와 스페인이 지닌 감성은 저자의 감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인인들의 저돌성과 열정, 르네상스가 꽃피던 시기, 이탈리아가 상당히 인간중심적이고 현실중심적이었다면  스페인의 르네상스를 상당히 이상적이고 열정적이고 저돌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그렇고 죽어서도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겠다던 콜롬버스가 그렇고, 그런 콜롬버스의 시신을 굳이 고국의 땅으로 데려와 그를 지원했던 왕과 그를 반대했던 왕의 조각상으로 하여금 그를 모시게 하는 유머 감각이 그러합니다. 무엇보다 자연을 건축으로 옮기려고 했던, 기암괴석을 닮은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어낸 가우디가 존재하는 곳이 스페인입니다.

이런 스페인은 권태로움에 지쳐가던 중년 남성의 지친 심신을 건드려 일으켜주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스페인에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스페인어를 다시 배우고, 학생처럼 시험에 두려워하고 설레여하고, 20대처럼 사랑을 합니다.

이런 잠자고 있던 감성을 일깨우러 나는 스페인에 왔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권태란, 열정을 조금을 잊어갈때 반대 급부로 생기는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스페인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잠자고 있던 저의 열정이 아주 조금을 건드려집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수록된 사진이 적다는 점이지요.

요거 좀 보고 싶다.... 싶은 장면이 얼마나 많던지..

물론 그걸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이지만, 그래도 눈으로 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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